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0일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선거는 안중에도 없는 거냐"고 질타했다. 최근 언론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막기 위해 당 지도부에 특별한 부탁을 했다'는 취지의 보도가 이어지자 이를 꼬집은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서비스망(SNS)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처리 시의 이탈표를 막기 위해 대통령이 당 지도부에 특별한 부탁을 한 것처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 쇄신의 일환으로 공천관리위원회를 조기 구성해 이달 중순 출범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 지도부가 이를 최대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 5일 윤 대통령과 지도부의 비공개 오찬에서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을 언급했고 이후 '공관위 조기 구성' 일정이 수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일각에선 이같은 언급 이후 공관위에서 현역 의원 컷오프 명단이 유출될 경우 특검법을 저지할 수 있는 반대표의 '이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공관위 출범을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내밀한 요청을 이렇게 언론에 공개해서 대통령과의 주도권 싸움을 했으니, 이제 대통령과 당과의 소통은 끊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김 여사에 대한 의혹 중 일부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졌고, 실제로 무혐의가 났다"며 "검찰의 수사와 특검의 수사 결과가 다를 수가 없다면 특검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총선을 앞두고 더 빠르게 이 의혹을 털어낼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다들 미쳤냐"며 "리버스로(역으로) '김건희 방탄' 프레임에 걸려들고 싶냐"고 당 지도부와 윤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딱 7년 전 이맘때 있었던 탄핵 표결 때 안 겪어 봤느냐"며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 프레임을 걸고 간신배들의 조언을 따라 표결로 승부를 보지 않고 당내 화합을 이끌었다면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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