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배재현·카카오 혐의 부인…"자연스러운 시장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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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소희 기자
입력 2023-12-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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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 측 "무리한 사법적 잣대" 주장

  • 검찰 "수사 비협조로 재판 지연" 반박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배 대표와 카카오 측은 "M&A(인수합병) 상황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시장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권 부장판사)는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 대표와 양벌규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된 카카오 법인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배 대표 측은 "잘못된 사실관계 전제로 점철된 왜곡된 오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무리한 사법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상적인 기업 간 경쟁에 사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해외와 국내를 막론하고 선례가 없으며 함부로 범죄로 평가하는 건 자본시장 위축을 가져온다"며 "개인 주주에게도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강변했다.

배 대표 변호인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 사건 당시 이미 글로벌 국부펀드에서 10조원 이상 가치 평가를 받는 유망한 회사였다"며 "SM엔터 인수는 플랫폼이라는 기존 사업의 장점과 SM이 IP(지식재산권)를 보유하고 있다는 시너지를 얻어서 K-팝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배 대표는 지난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다.

2월 16∼17일과 27∼28일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집하기 위해 약 2400억원을 동원하고 총 409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했다는 게 검찰 측 시각이다. SM 주식에 대한 주식대량보유보고 의무도 지키지 않은 혐의도 있다. 

수사·증거 목록을 둘러싸고 검찰과 피고인 양측 간에 신경전도 벌어졌다.

배 대표 측은 "검찰 측 증거 제출 계획은 매우 기형적"이라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목록 중 3명에 대한 진술조서만 있고, 검찰에 유리한 증인들로만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실체 파악을 위한 주요 증거를 볼 수 없어 공소사실 인부와 변론 계획은 물론 방향조차 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휴대폰 비밀번호를 제출하지 않아 포렌식이 늦어지는 등 카카오 측 피의자들에 대해 수사 비협조를 탓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정해진 일자까지 증거 목록과 의견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면서 "재판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쌍방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9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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