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내년 총선 선거제를 병립형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잇달아 터지고 있다. 병립형 회귀는 "정치 야합이고, 당을 분열시키는 행위"란 주장이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약속을 지키면 이기고 국민을 배신하면 집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내일 의총을 연다고 한다. 위성정당 방지 법안에 서명한 의원들의 결의를 무시하고, 병립형 야합으로 쐐기를 박겠다는 것 같다"며 "당을 분열시키고 야권 후보 난립을 자초해 기어이 지는 길을 가겠다고 우리 서명파 의원들을 설득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의원 75명이 공동 발의한 이른바 '위성정당 방지법(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김 의원은 현재 민주당의 상태에 대해 "제동 장치 없는 고장난 기관차가 내리막길에 들어선 느낌"이라고 평가하면서 "절대 퇴행적인 병립형 비례제로 돌아갈 수 없다. 제 한 몸을 던져서라도 저 고장난 기관차를 막아 세우겠다"고 각오했다.
이어 "병립형은 민주당 배신이자 김대중·노무현 정신의 배신이며, 국민배신이자 역사적 퇴행"이라며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켜야 할 당 지도부가 앞장서고 있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당 지도부가 반대파가 나가서 신당을 차려도 이긴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믿는다"며 "설마 민주당이 져도 이번 기회에 다 내쫓고 이재명 친위대로만 의석을 채우겠다는 판단으로 병립형 야합을 시도한다는 말도 그저 소문이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 하겠다"며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으니 선거법만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번 퇴행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며 "양당이 선거법을 재개정할 리가 없고, 한 정당이 개정하려고 해도 상대 정당이 반대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 개혁의 핵심은 증오 정치의 판을 깨는 것이다. 노무현의 꿈도 이것이었다"며 "퇴행된 선거제로 다음 총선을 치르면 22대 국회는 거대 양당만 남는, 숨 막히는 반사이익 구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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