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진구 부산시당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엔 수영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그 이상으로 부산 발전을 위한 정부의 재정 투자와 정책 집중이 필요하고 민주당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가덕도 신공항,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등 지역 현안 사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선 큰 의미가 없다는 기류다. 이미 일주일 전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을 대동해 부산 민심을 달랬고, 최근 국민의힘 내부에서 부는 거센 혁신·희생 바람에 지역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상구에서 3선을 한 장제원 의원은 전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자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를 구성하는 권력 핵심이다. 김기현 대표 역시 이날 대표직을 전격 사퇴했다. 그외 당 중진들의 불출마 선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를 괴롭히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이 대표는 당대표직과 국회의원 배지라는 이중 방패로 '버티기' 모드다. 자타 공인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최근 1심에서 징역 5년 실형을 선고받았고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에 대해 검찰 구속영장도 청구된 상황이다.
이 대표와 송 전 대표는 대선기간 대선후보와 당대표로 호흡을 맞췄고, 대선 패배 이후에는 송 전 대표 지역구(인천 계양을)를 승계해 국회에 입성하는 등 정치적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정치권에서는 송 전 대표에 대한 수사가 결국 이 대표에게까지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에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힘을 얻어도 '이재명 간판'으로는 압승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부산 정가에 밝은 한 관계자는 "원래 우리 정서에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게 있다. 국민의힘이 아무리 못하고 있어도 저렇게 대표를 비롯한 중진이 기득권을 내려놓으려 하지 않느냐"며 "이런 부분이 이재명 대표 체제인 민주당과 대비돼 이 대표는 빈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낙연 전 대표도 지금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나"라며 "이재명 민주당의 구태에 실망한 이들은 결국 이낙연 신당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