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려진 것과 같이 올해 수원시 재정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경기 침체로 지방교부세, 조정교부금 등이 대폭 축소된 탓이다. 게다가 지난해 수원시 세수 중 절대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축소로 법인세마저 덜 걷혔다. 감소한 금액만 600억원이 넘는다. 그만큼 시 재정 운용도 녹록지 않았고 주민 복지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지경에 이르렀다.
위기를 직감한 이 시장은 즉각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수 확보 방안과 국내외 투자 유치 등 수원시 먹거리 창출에도 역량을 집중했다. 아울러 국비 확보를 위해 중앙 부처와 정치권을 돌며 발품도 팔았다. 뿐만 아니라 관내 기업들에 대해 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시책을 추진했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지역 국회의원과 정책 간담회를 열어 국비 확보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도 그중 하나다. 해외투자 유치에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 4월 미국·일본 방문이 대표적이다. 7월에는 국내 최대 규모 초정밀 커넥터 제조 기업인 ㈜우주일렉트로닉스에서 최대 100억원 투자도 끌어냈다. 지난달에는 국내외 기업 800여 개를 회원사로 둔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기업·투자 유치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시장은 수원 지역 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쏟았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수원 소재 창업·벤처·중소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수원기업 새빛펀드’를 마련한 것이 그중 하나다. 시 출자금을 포함해 올해까지 2588억원 규모를 조성했으며 내년엔 시 출발금 100억원을 비롯해 3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이러한 펀드 자금이 기업에 투자되면 고용 유발 2100여 명, 생산 유발 4470억원, 부가가치 유발 1920억원 등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시 위상과 걸맞은 시정을 펴기 위해 재정 위기를 기회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나아가 재정건전성 제고와 세수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내년을 대비하고 있다.
수원특례시는 2000년만 하더라도 재정 자립도가 90%에 가까웠다. 그러나 20년 만에 46%로 반 토막 났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구역에 묶여 떠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과밀억제권역에 법인을 설립하면 부동산 취득 중과세 등으로 인해 다른 권역보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데다 올해는 세수 감소로 건전재정마저 위협받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 시장은 안정적 세수 확보와 시민들이 살기 좋은 수원특례시를 만들기 위해 마부작침(磨斧作針) 심정으로 올해도 동분서주했다. 내년에도 수미일관(首尾一貫 )으로 전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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