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협회가 국내외 빅테크 기업에 회원사(39개 지상파 방송사)의 저작물을 인공지능(AI) 학습 이용에 활용했는지 여부를 따져 물었다. 해당 기업들이 방송사의 저작물을 쓰는 경우 방송사의 요구 사항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방송협회는 네이버·카카오·구글코리아·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기업에 방송협회 회원사 저작물의 'AI 학습 이용여부 확인과 학습 이용 관련 요구사항 의견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들 빅테크 기업에 다음달 12일까지 의견서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방송협회는 올해 9월 회원사 법무팀과 지식재산권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를 중심으로 생성AI로 가속화할 기존 광고·저작권료 수익 구조의 변화에 적극 대비할 계획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고 가장 오랫동안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온 지상파방송사의 뉴스 콘텐츠뿐 아니라 모든 오디오, 영상 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보상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신 내용에 따라 대한민국이 AI·저작권 관련 국제규범 논의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등에 적절한 제도 마련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음은 국내 빅테크 기업에 발송한 의견서 전문
한국방송협회는 KBS·MBC·SBS 등 39개의 지상파 방송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협회로, 우리 협회 회원사의 저작물 이용과 침해 방지를 위해 귀사에 다음과 같이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내용 확인을 요청 드리는 바입니다.
첫째, 별도의 이용허락 없이 KBS·MBC·SBS 등 한국방송협회 회원사의 과거·최신 뉴스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뉴스·영상·오디오 콘텐츠의 AI 학습 이용을 금지해 주십시오.
귀사에서 개발 중이거나 개발 예정, 출시 또는 출시 예정인 모든 형태의 AI 서비스의 데이터 학습에 지상파방송사 소유 저작물을 이용하려면 사전에 별도의 이용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방송사들은 귀사의 AI 학습에 본사의 뉴스, 콘텐츠 이용을 허락한 바 없습니다.
둘째, 우리 협회 회원사 소유 저작물(뉴스콘텐츠 및 모든 형태의 영상 콘텐츠 등)의 AI 학습 이용 여부 및 향후 이용 계획에 대한 확인을 요청합니다.
지상파 방송사 소유의 저작물이 침해됐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 협회는 귀사에 현재 우리 협회 회원사의 뉴스콘텐츠와 그 외 모든 형태의 방송사의 영상 및 오디오 콘텐츠 저작물(드라마·예능·교양 등)을 귀사 AI 모델에게 학습시킨 적이 있는지 및 향후 학습시킬 계획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확인 요청 드립니다.
(1) 현재 귀사 AI 모델의 데이터 학습에 KBS·MBC·SBS 등 39개 지상파방송사의 뉴스콘텐츠 저작물을 포함하고 있는지 및 향후 학습시킬 계획이 있는지 여부
(2) 현재 귀사 AI 모델의 데이터 학습에 KBS·MBC·SBS 등 39개 지상파방송사의 모든 형태의 영상 및 오디오 콘텐츠를 현재까지 학습시킨 적이 있는지 및 향후에 학습시킬 계획이 있는지 여부
셋째, AI 학습에 우리 협회 회원사들의 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보상 협의가 필요합니다.
한국의 대표 방송사인 KBS·MBC·SBS 등이 소유하고 있는 뉴스를 포함한 모든 형태(TV·라디오·온라인 등 모든 플랫폼을 통한 보도·시사·교양·드라마·다큐멘터리·예능 등)의 영상과 오디오 콘텐츠는 수십년 간 노하우가 축적된 저작물로 어떠한 경우라도 저작권 침해가 발생해선 안 됩니다.
귀사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사 소유의 뉴스 콘텐츠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영상·오디오 콘텐츠를 AI 학습에 이용하고 있거나, 또는 향후 이용할 계획이 있는 경우 지상파 방송사들과 별도 협의가 필요합니다.
넷째, AI 학습 이용 데이터의 출처와 내용, 데이터 취득 경로를 공개해야 합니다.
우리 협회는 저작권자와 AI 개발사가 상생할 수 있는 AI 산업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상호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귀사에 AI 학습 이용 데이터의 출처와 내용, 경로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생성AI 시장은 향후 1조 3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한 AI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들이 앞다퉈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방송협회와 회원사들은 우리나라의 기업이 독자적인 생성AI 기반을 구축해 세계를 선도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그러나 AI 산업 발전과 더불어 생성AI 학습의 원천인 언론사와 상생의 협력관계 구축도 중요합니다.
이에 방송협회와 지상파 방송사들은 위 사항에 대해 확인을 요청하니 오는 1월 12일까지 우리 협회에 회신해 주시길 바랍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