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전두환 정권 당시 고문을 받고 이른바 '프락치'(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정보원) 활동을 강요당했다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최근 일부 승소한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14일 법무부에 따르면 한 장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피해자분들께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국가배상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국민의 억울한 피해가 있으면 진영 논리와 무관하게 적극적으로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2일 이종명·박만규 목사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각각 9000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이들은 1970~1980년대 학생운동을 하던 대학생 시절 정부의 강제 징집으로 군대에 끌려가 고문·협박·회유를 통해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3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법무부 관계자는 "소송 수행청인 국방부의 항소 포기 의견을 존중하는 한편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신속한 피해 회복을 돕기 위해 항소를 포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