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애로사항은 현지화·저작권..."국내 OTT에 대한 직접 투자 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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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3-12-15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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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인촌 장관-국내 OTT 4사 대표, K-OTT 지원방안 논의

  • "OTT 직접 지원 늘리면 콘텐츠 제작자도 혜택"

  • "OTT 재상영분배금 반대"...기울어진 운동장 만들 것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관계자를 만나 OTT 콘텐츠 산업 진흥과 지원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국내 주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체 4사 대표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가 OTT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OTT업계 현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과 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 주요 OTT 업체 대표가 참석한 이날 행사에선 국내 OTT 플랫폼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애로사항 청취와 저작권법 개정에 앞서 OTT와 제작자의 상생 방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유 장관은 "넷플릭스발 글로벌 콘텐츠 전쟁 시대가 열린 상황에서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한국 기업들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OTT가 적자인 상황에서 법으로 (과도하게) 제작자를 보호하면 국내 OTT가 망할 것이란 주장도 있다"며 "OTT와 제작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1부 행사에선 국내 OTT가 넷플릭스 등에 맞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먼저 박태훈 왓챠 대표는 "국내 OTT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도록 OTT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과 해외 진출을 위한 정책적인 펀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정부의 콘텐츠 지원 정책은 제작자를 중심으로 집행됐는데, 막상 제작한 콘텐츠를 방영할 곳이 마땅치 않아 콘텐츠가 붕 뜨는 경우가 잦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OTT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콘텐츠에 우선 투자할 수밖에 없다"며 "국내 OTT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강화하면 해당 비용이 국내 중소 콘텐츠 제작사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박 대표의 호소에 최주희 티빙 대표와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도 강한 공감을 표했다. 

최 대표는 "정부가 콘텐츠 제작을 위한 펀드를 조성하면 OTT로 가는 게 아니라 제작사로 간다"며 "그러다 보니 정작 국내 OTT는 콘텐츠 확보를 위해 비용을 추가 지출하고, 제작사는 정부와 OTT로부터 이중으로 제작 비용을 지원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30대 90%가 OTT를 볼 정도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사업성(ARPU·가입자당 평균매출)은 사업을 지속할 만큼 늘어나지 않아 국내 OTT 적자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콘텐츠 제작비가 매년 20~30%씩 상승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선 국내 OTT가 일본·동남아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도록 로컬라이징(현지화)과 저작권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 대표는 "정부의 K-콘텐츠 육성을 위한 펀드 조성은 환영하지만 콘텐츠 유통을 해외 사업자에 맡기면 해외 사업자만 배불리는 결과만 만드는 것 아닌지 우려된다"며 "제작뿐만 아니라 유통 경쟁력 확보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국내 OTT 유통 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필수인 자막·더빙 등 현지화 비용 지원과 △음악 등 복잡한 저작권을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해소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OTT는 처음부터 해외를 보고 한 사업이다"라며 "(넷플릭스와 경쟁에서) 기술적 어려움은 거의 없고 결국은 콘텐츠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외 OTT는 전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해서 콘텐츠를 사들이는데, 국내 OTT는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국가별로 권리를 사야 해서 관련 비용 지출이 상상도 못하게 크다"고 덧붙였다.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는 "쿠팡플레이를 시작하고 3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 해외 진출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세우지 않았다"면서도 "자체 제작한 콘텐츠를 '아마존프라임', '비키' 등 해외 OTT를 통해 유통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는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해외 OTT가 자체 콘텐츠 번역을 국내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잦은데, 이때 워낙 발주량이 많아서 국내 OTT의 번역 요청이 밀려나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화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문체부는 이날 2부 행사에서 창작자에 대한 OTT 재상영분배금(추가보상) 지급에 관한 내용이 담긴 저작권법 개정 방향을 두고 국내 OTT 업계의 의견을 수렴했다. 행사 내용은 비공개에 부쳐졌지만, 국내 OTT 업체들은 OTT 추가보상이 해외 기업은 규제하지 못하고 국내 기업만 어렵게 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드는 규제인 만큼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OTT 업계 관계자는 "만약 OTT 추가보상이 현실화되면 수천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는 국내 OTT는 비용 부담을 더는 감당하지 못하고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멈출 수밖에 없다"면서 "반면 해외 OTT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해외에서 한국 유명 제작자와 별도의 제작 계약을 맺는 모습이 보편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결국 국내·해외 OTT 투자를 받지 못한 중소 제작자들만 고사하는 등 K-콘텐츠 전체 생태계가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티빙과 웨이브 합병 진행 상황에 대한 유 장관의 질문에 이 대표는 "양사 주요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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