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성장 직면한 韓] "매년 6% 성장 옛말, 2040년대부턴 마이너스"···한은의 암울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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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3-12-1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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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경제연구원, 17일 '한국경제 80년(1970-2050) 및 미래 성장전략 보고서' 공개

서울 명동 사진연합뉴스
서울 명동 [사진=연합뉴스]

1970년대부터 지난해까지 50여년간 매년 평균 6%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기록하며 급성장해 온 한국 경제가 2040년 중반부터 뒷걸음질 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10년도 채 남지 않은 2030년대부터는 0%대의 저성장 진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7일 조태형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경제 80년 및 미래 성장전략' 제하의 경제연구보고서를 통해 "향후 30년간 한국의 경제성장은 노동투입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자본 투입도 증가세가 크게 낮아지면서 생산성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지난 1971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6.4%씩 성장했다. 10년 단위로 살펴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1970년대 연 8.7%에서 1980년대에 9.5%로 정점에 이른 뒤 1990년대 7.1%, 2000년대 4.7%를 기록하며 둔화되기 시작해 2010년대부터 2%대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 평균 성장률은 2.1%로 둔화 기조가 심화됐다.

한은은 과거 한국 경제가 자본과 노동력 투입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요인이 경제에 미치는 기여도가 낮아지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 50년간 요인별 성장률 기여 비중을 보면 자본 투입이 53.1%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생산성(TFP, 24.3%), 노동 투입(22.6%) 순이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자본 투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기여율은 5.9%포인트로 높은 수준이었으나 1980년대와 1990년대에 3~4%포인트로 낮아졌고 2000년대 2.1%포인트, 2010년대 1%포인트대로 하락했다. 노동 투입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세가 뚜렷했다. 반면 생산성 기여율은 1980~1990년대 30%대였으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41.9%로 높아졌다. 그러나 2010년대 및 2020~2022년 중에 각각 20.5% 및 7.5%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 부원장은 "과거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1990년대에는 노동투입 둔화가 성장률 하락을 주도했고 IMF 외환위기 이후인 2000년대에는 자본투자 부진이 성장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대 및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생산성 정체가 성장률 하락의 주된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오는 2050년까지 30년간 국내 성장률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에 따르면 2021~2025년까지 국내 성장률 평균치는 2.6~2.7%로 상승한 뒤 꾸준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2030년대부터 0%대 성장률에 진입하고 2040년 중반부터 마이너스성장에 접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인구감소와 근로시간 축소, 자본투입 증가율 하락세 속 생산성 개선 여부에 따라 한국의 성장 둔화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봤다. 생산성 기여도가 자본투입 기여도의 30%에 불과한 낮은 생산성이 현실화될 경우 2030년대 성장률은 0.6%, 2040년대 성장률은 -0.1%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반면 이보다 높은 생산성(자본투입 기여도의 60~90%) 개선이 현실화될 경우 2040년대에도 가까스로 플러스성장(+0.1~0.2%)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다만 한국 경제의 미래 저성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인구 감소가 동반 진행돼 1인당 GDP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 부원장은 "성장이 둔화되지만 인구 또한 감소하고 있어 1인당 2020년 3만3000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1인당 GDP는 2050년 4만7000달러에서 5만2000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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