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특허료를 지불하고 자국에서 제조한 '라이선스 무기'를 미국과 영국, 독일 등 제3국에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 연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개정안이 통과되면 일본의 무기 수출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이선스 생산품은 PAC-2 지대공 미사일, 81mm 박격포, 155mm 곡사포 등 79개 품목이 있다.
해외 주요 방산업체들은 일본을 거점으로 삼아 기술 교류를 강화하거나 합작회사 설립 등을 추진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출품목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BAE는 아시아 총괄 기능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이전하고 미쓰비시중공업과 차기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미 록히드마틴도 아시아 총괄 거점을 싱가포르에서 일본으로 옮기고 이지스함에 탑재할 레이더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시아, 중동 등 권역을 중심으로 함정, 레이다, 군용차량 등에서 한국과 경쟁 가능성이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해상 무기체계와 지상 무기체계, 재래식 잠수함, 전투기 분야에서 가격경쟁력은 한국이 높지만 기술·품질 경쟁력은 일본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방산 기술수준 경쟁력은 세계 8위로 한국보다 한계단 앞서있어 기존 재래식 무기를 넘어 첨단무기 무기 개발에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본은 한국의 새 먹거리 시장인 동남아 수출 시장의 발판을 다지기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등이 해상 감시용 위성 통신 및 무선 시스템 등 일본산 무기를 구입할 때 예산을 지원하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또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국에는 AH-1 공격헬기와 P-3 해상초계기 등 일부 중고무기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이후 예산이 줄어든 동남아에 저렴한 일본산 무기는 일본의 동남아 진출 마중물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추가 무기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이 오는 2027년까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방위비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방산수출 정책으로 일본과의 수출격차를 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무기수출 족쇄가 풀리면 미군의 정비를 통해 축적된 기술을 발판삼아 동북아 지역 등에 무기 수출을 넓혀갈 수 있다"며 "무기 수출은 성능과 가격뿐 아니라 외교적 측면도 강해 한국은 작은 시장이라도 선제적으로 네트워크를 다져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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