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수술실에서 폐 결절 표식과 절제 수술 동시 성공 사례가 나와 합병증이 최소화될 전망이다.
이번 표식과 수술 성공은 수도권 병원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의정부 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심장혈관흉부외과 남경식 교수가 1㎝ 이하 폐 결절 환자 2명에 대해 최첨단 수술 장비인 하이브리드 수술을 활용해 최소 절개 수술까지 20분 만에 성공했다.
40대 여성 A 씨는 2년 전 건강검진에서 폐에 4㎜가량의 결절이 발견됐다.
이후 추적 관찰 중 올해 7㎜까지 커지자 정확한 진단과 악성 가능성 배제 등을 위해 제거 수술을 결정했다.
남 교수는 하이브리드 수술로 부위 표시부터 절제까지 20분 만에 수술을 끝냈다.
A 씨는 수술 후 3일 만에 퇴원했으며, 조직검사 결과 결핵으로 진단돼 결핵약을 복용하고 있다.
60대 남성 B 씨는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고 추적 검사 도중 폐에서 4㎜가량의 결절이 확인됐다.
형태상 악성으로 추측돼 제거 수술을 결정했다.
남 교수는 최소 부위만 절개해 수술을 시행했고, B 씨는 4일 만에 퇴원했다.
하지만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이 전이된 것으로 확인돼 추가로 항암 치료를 받게 됐다.
특히 A·B씨는 하이브리드 수술 덕분에 적은 통증과 흉터로 며칠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남 교수는 "최근 건강검진으로 흉부 CT를 찍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우연히 폐에서 작은 결절들이 발견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결절 모양으로 양성 혹은 악성이 구분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모호한 경우 악성일 가능성을 경시하다 나중에 암으로 진행돼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결절 크기가 커진다거나 모양, 위치에 따라 의사 판단하에 악성인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조기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불과 수 ㎜ 크기의 폐 속 결절은 수술실에서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절제하려면 수술 전 CT 촬영을 통해 위치 표시를 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하지만 종전에는 수술 당일 CT실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에게 '위치 표식 시술'을 받고, 수 시간이 지난 뒤 수술실로 이동해 흉부외과 의사 집도로 폐 절제를 시행 받고 있다.
위치 표식 시술은 환자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늑막을 관통하는 심한 통증을 느껴야 하는 데다 시술 후 수술실로 이동하고, 수술 시작까지 오랜 시간 동안 고통을 참아야 한다.
특히 조직검사 후 기흉, 혈흉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또 대기하는 동안 환자의 통증과 불안이 심화하고, 위치 표식을 위한 약물이 폐 내에 주입된 후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에 흡수돼 뇌경색 등 혈관 폐쇄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남 교수는 이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하이브리드 수술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CT와 인터벤션(중재 시술) 장비를 갖춰 검사·시술·수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유수 병원들이 수년 전부터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개원과 동시에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도입했고, 이는 경기 동북부 지역 의료기관 중 유일하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은 위치 표식부터 수술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위치 표식 시술 후 10~20분 이내에 폐 절제까지 가능해 합병증 가능성이 최소화된다.
환자는 한 번의 전신 마취로 모든 시술, 수술까지 끝낼 수 있어 조직검사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의사 1명을 주치의로 정하고, 모든 과정을 집도하고 있다.
남 교수는 "폐 결절에서 하이브리드 수술의 장점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표식과 절제 수술을 동시에 해 환자는 추가적인 통증·불안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표식부터 수술까지 같은 의사가 정확하고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여기에 최소 침습 수술을 통해 흉터와 후유증 또한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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