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19일 아주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서초구 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2024 미래 전망 4대 대학 총장 포럼' 주제 강연을 통해 글로벌 AI 패권을 놓고 우리나라와 미국, 중국이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독자적 AI 시장을 가진 국가들과 대등해지기 위해선 기술력과 자본으로 해외시장과 연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총장은 이번 포럼에서 '21세기 휴머니즘2.0과 AI 천하삼분지계'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중국 삼국시대 촉(蜀)의 제갈량이 제시했던 이른바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 전략을 제시하면서 세계 디지털 판도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AI는 미래 국가의 일자리, 언어, 문화 등 모든 것을 결정할 것"이라며 "산업은 반도체를 성장시키듯이 키워야 한다. 외교적으로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혼돈과 위기의 2024, 대한민국 지성에게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성낙인 전 서울대 총장, 어윤대 전 고려대 총장, 정갑영 전 연세대 총장 등 전직 3대 대학 총장들과 이 총장을 연사로 초청해 2024년에 대비한 명확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 전 총장은 "지금은 AI 시대다. AI 알고리즘 강의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교수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열악한 교육 현실을 꼬집었다.
어 전 총장은 “생산성을 높이려면 인력이 많아야 하고 기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연구개발(R&D) 분야의 유능한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교육을 잘해야 하는데 전자 분야 교수 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대학에 취직하면 한국보다 6~7배의 월급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년 전부터 공대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공대를 졸업한 사람이 한국 경제를 발전시키는 동력 역할을 했지만 지금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약 0.8%에 불과하다"며 출산율 감소를 문제점으로도 제시했다,
정 전 총장은 "인구는 줄어들고 노령화 되는데 개방정책에는 관심이 없다"며 "정치는 양극화 됐는데 경제정책은 정치화 됐다. 사회가 가져야 할 혁신의 방향이 정치를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경제정책이라도 탈정치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양질의 교육 덕분"이라고 설명하며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전 총장은 "하지만 경제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개천에서 나는 용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신분 이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다리였던 교육이 빈부세습을 고착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전 총장은 이어 "정부가 AI 대학원을 만든다고 하는데 100억~200억원이 든다고 들었다"며 "교육을 잘하는 국가가 결국 경제대국이 된다"고 당부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