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와 파라마운트 글로벌이 세기의 빅딜이 될 합병 논의를 진행 중이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꽉 잡았던 두 기업의 합병은 넷플릭스가 주도하는 스트리밍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현지시간) CN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익명의 소식통들은 두 회사가 합병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자슬라브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최고경영자(CEO)와 밥 바키시 파라마운트 CEO는 전날 뉴욕에 있는 파라마운트 글로벌 본사에서 만나 관련 논의를 했다. 두 미디어 거대 기업의 합병은 CBS, CNN 등을 총괄하는 거대 엔터테인먼트 및 뉴스 기업의 탄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외신들은 협상을 위한 논의는 초기 단계여서 불발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자슬라브 CEO는 그간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콘텐츠 제공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 가능성 등에 열린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줄곧 말해왔다. 넷플릭스가 주도한 ‘스트리밍 시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인수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다.
파라마운트의 오너인 샤리 레드스톤 역시 합병 성사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스톤은 최근 미디어 회사 스카이댄스의 데이비드 앨리슨 CEO와 인수 논의를 하는 등 인수 합병에 지대한 관심을 보여왔다. 파라마운트는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다.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탄생한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자슬라브 CEO의 비용 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부채 수준을 대폭 낮췄다. 아울러 조만간 워너브라더스와 디스커버리의 합병 2주년이 도래하는 점도 합병에 파란불이다.
미국 세법에 따르면 기업들은 기존 합병 완료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새로운 인수 및 합병에 나설 수 있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 2주년은 내년 4월이다.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가 컴캐스트와 합병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합병 소식에도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의 주가는 이날 5% 넘게 급락했다. 파라마운트는 2% 밀렸다. 라이트셰이드 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합병 논의와 관련해 “이는 패닉을 의미한다”며 “미디어 업계는 매우 어려운 미래를 맞이하고 있다. 그들은 스트리밍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몸집을 더 키우려고 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미디어 합병에 적대적인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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