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낙서했던 남학생 "다른 낙서도 지시받았었다"

[사진=연합뉴스]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했던 남학생이 다른 지시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A(17)군은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일하실 분에게 300만원을 드린다"는 글을 보고 B씨를 알게 된다. B씨는 자신을 '이 팀장'이라고 소개했다.

B씨는 A군에게 지난 16일 오전 1시 자택인 경기 수원에서 출발해 오전 2시부터 경복궁에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때 B씨는 착수금과 택시비 명목으로 5만원씩 두 차례 10만원을 송금했다. 

이에 A군은 여자친구인 C양과 함께 경복궁 담벼락에 낙서를 했고, 이를 텔레그램으로 보고하기도 했다. B씨는 이어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에도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으나 경비가 삼엄해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군은 서울경찰청 외벽에 낙서를 하고 인증샷을 보냈다. 

B씨는 A군에게 "수원 어딘가에 550만원을 숨겼다"고 했지만 실제로 돈을 주지 않았고, 경찰이 수사를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A군에게 "두 사람 망한 것 같다. 도망 다녀라"라며 메시지를 전송했다. 

사흘 만에 검거된 A군과 C양에 대해 서울 종로경찰서는 문화재보호법 위반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로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양은 직접 낙서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날 0시 석방됐으며, A군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2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또한 경찰은 B씨에 대한 추적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