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신랑신부님, 웃으세요. 김치! 참치! 꽁치!"… 크리마스 이브 깜짝 '주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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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이레 기자
입력 2023-12-24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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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소재 신신예식장을 찾아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를 위해 깜짝 주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소재 신신예식장을 찾아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를 위해 '깜짝 주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소재 신신예식장을 찾아 결혼 26만에 식을 올리는 부부의 깜짝 주례를 섰다. 

24일 한 총리는 본인 페이스북에 "신랑신부님, 웃으세요. 김치! 참치! 꽁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고인이 떠나신 뒤 부인과 아드님이 고인의 유지를 이어가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간이 나면 작은 힘이라고 꼭 보태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성탄절 이브인 오늘, 26년을 함께 살아오다 작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는 분들이 계셔서 주례를 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혹시나 부담을 느끼실까봐 부부와 가족에게는 미리 알리지 않았다"며 "예식 전에 도착해 주례를 맡게 됐다고 인사 드리니 온 가족이 깜짝 놀라면서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신신예식장은 창업주 고(故) 백낙삼 대표가 지난 4월 별세할 때까지 50여 년 간 형편이 어려운 부부 1만4000여쌍에게 결혼식을 치러준 곳이다. 3층짜리 건물을 예식장으로 무료 제공하고 사진 촬영비 외 아무 돈도 받지 않았다. 현재는 아들인 백남문씨가 2대 대표를 맡아 고인의 뜻을 이어가고 있다.

한 총리는 주례사에서 "오늘 멀리 마산까지 내려오면서 신신예식장 창업주이신 고(故) 백낙삼 대표님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며 "생전에 '100세까지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고 싶다'고 하셨고 부인과 아드님이 유지를 이어가기로 하셨다는 부고 기사를 읽고 시간이 나는대로 꼭 유족을 찾아뵙고 작은 힘이라도 보태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딸 낳고 26년 살아오시는 동안 두 분도 여느 부부들처럼 열심히 물 베기를 해오셨을 줄 안다"며 "하지만 서로에게 아무리 생채기를 냈어도 상처가 덧나게 내버려두지 않고 늦기 전에 화해하고 서로를 다독이셨기에 오늘 이 자리에 나란히 서 계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어갔다.

그는 "세상에는 여러 가지 사랑이 있다"며 "제게는 열심히 일하면서 온갖 풍파를 함께 견딘 뒤 서리 내린 머리로 혼인 예식을 올리는 신신예식장의 부부들이 가장 아름다워 보인다"고 축복했다.

한 총리는 "아내에게 웨딩드레스 못 입혀 준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다는 신랑님, 내 생애 면사포를 쓸 일이 과연 있을까 싶었다는 신부님, 두 분 다 오늘 참 멋지고 아름다우시다"며 "애 많이 쓰셨다. 고생 많으셨다"며 격려했다.

그는 "오늘 이 소중한 예식을 통해 가족의 정이 깊어지길 바란다"며 "따님과 아드님이 긴 인생을 살다가 언젠가 어려운 순간이 닥쳤을 때 오늘을 떠올리며 잘 헤쳐나갈 힘을 얻는다면 더 바랄 일이 없겠다"고 했다.

끝으로 "신랑신부님과 온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주례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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