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만 하는 거 아니었어?…'한국 텃밭' 삼원계 배터리로 유럽 장악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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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란 기자
입력 2023-12-26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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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70%가 넘었던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57%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업체들이 'K배터리'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삼원계 배터리로 유럽 내 점유율을 늘린 영향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원계 배터리만 생산하던 중국 기업들이 삼원계 배터리까지 섭렵하며 유럽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을 압도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유럽 삼원계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CATL은 점유율 32.6%를 보이며 2위(26.8GWh)를 기록했다. 점유율 40.44%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32.6GWh)을 바짝 쫓고 있다. 

관련 업계는 연말 유럽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내다보고 있다. 

유럽 삼원계 배터리 시장에서 2020년 10% 수준이던 CATL의 점유율은 지난해 27.92%를 기록했다. 반면 작년 이 시장에서 삼성SDI와 SK온의 점유율은 각각 15.4%, 13.4%로 CATL에 크게 뒤졌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으로 탑재되고 있다. 중국에 비해 삼원계 배터리 양산에 앞섰던 한국 업체의 유럽 내 영향력이 높았던 이유다.

양극재에 총 세 가지 원소가 들어가는 배터리를 삼원계 배터리라고 부른다. 니켈, 코발트, 망간을 섞어 만든 NCM 배터리가 대표적이다. 중국이 본래 강점으로 앞세우던 배터리는 양극재에 인산과 철 두 가지가 들어가는 LFP 등 이원계 배터리였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삼원계를 무기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2021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70%가 넘었는데, 올해 1~7월 3사 점유율 합계는 57%에 그치게 된 배경이다.

중국 업체는 그간 LFP 위주로 생산하며 내수 시장에서 성장해왔다. 그러나 내수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영향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제품 다변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등을 늘려오면서 삼원계 배터리의 기술 수준을 한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는 평가다.

국내 양극재 업체의 고민도 깊어졌다. 삼원계 배터리의 핵심인 NCM 양극재 시장을 중국 업체에 뺏기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롱바이는 최근 한국에 양극재 공장을 짓기로 했다. 무역 규제를 피해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로 삼기 위해서다. 롱바이는 LFP뿐만 아니라 NCM 양극재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향후 회사 전체 양극재 생산능력이 100만톤(t)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규모의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국내 양극재 1위인 에코프로비엠의 향후 생산 능력은 71만t에 불과하다.

최근 롱바이는 주요 고객사인 CATL의 유럽 내 증설과, BYD의 유럽 공장 신설로 유럽향 매출도 다수 확보했다.

컨설팅 업체 벤치마크 미네랄즈(Benchmark Minerals)에 따르 중국 배터리 업체는 2031년까지 유럽 내에서 배터리 생산능력 322GWh를 확보하면서 한국 업체(192GWh)의 생산량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자동차에 들어가는 중국의 CATL 배터리 사진포드

포드자동차에 들어가는 중국의 CATL 배터리 [사진=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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