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비례대표 민주당 의원은 총 16명이다. 이들 중 7명이 전날까지 같은 당 의원 지역구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하거나 해당 지역에 선거 사무소를 차렸다.
우선 친명(친이재명)계인 양이원영·이동주·김병주 의원에 관심이 모인다. 우선 양이 의원은 비명(비이재명)계인 양기대 의원 지역구 경기 광명시을(乙)에 도전을 준비 중이다. 일찍부터 지역에 선거사무소를 차렸고, 다음달 6일 한 카페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동주 의원은 인천 부평구을에 출마한다. 부평을은 비명계 홍영표 의원의 지역구다. 그는 지난달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평에서 시작하겠다"며 "이재명 대표를 지키고 총선 승리 선봉장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계파와 상관없이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해 집안 싸움을 예고한 비례 초선 의원들도 있다.
DJ의 3남인 김홍걸 의원은 지난 6일 서울 강서구갑(甲)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강서는 민주당의 입김이 강한 곳인데, 강서구의 갑·을·병 중에서도 갑 지역구는 특히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통한다. 이 지역은 당 대변인인 강선우 의원이 현역으로 있다.
김의겸 의원은 신영대 의원 지역구인 전북 군산시에서 지난 9일 출판기념회를 열며 본격적인 출마 준비를 하고 있다. 유정주 의원 역시 서영석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부천시정(丁)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지역에서 얼굴을 알리고 있다.
비례 초선 의원들의 이 같은 현역 의원 지역구 출마로 향후 민주당 지도부의 셈법은 복잡해질 전망이다. 총선에 나설 후보로 1명의 손을 들어주거나 경선을 해야 하는데, 특정인을 전략 공천한다면 이를 빌미로 불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경선 과정을 거쳐도 지역구 당원들의 분열로 본선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으며 '경선 불복' 등 갈등의 불씨가 남을 수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비례의원들이 지역구 출마하는 건 과거에 없었던 일은 아니"라면서도 "그런데 현역 의원들이 잘 하고 있는데 쳐들어 가는 건 전례가 없다"고 일침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 출마하는 비례대표 의원들 중에선 민주당 총선에 기여할 바가 없다고 봐도 되는 인물도 있다"며 "향후 총선이 우려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 관계자도 "이번 총선으로 친명계와 비명계의 갈등만 심화될까 우려된다"며 "(일부 의원들이) 자신이 친명계라고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나오겠다는 건데, 선거는 결국 까봐야 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당 지도부 관계자는 "경선과 공천은 규칙에 맞게 공정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결과가 납득이 안 된다면 이유를 잘 설명할 거고, 경선에 탈락하시더라도 후보자분들이 서로를 위해 협력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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