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이 최근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멕시코 정부와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재를 피해 중국의 막강한 자금력이 필요한 제3국을 우회로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SAIC 산하인 MG는 멕시코에 최대 20억 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의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며, BYD 역시 현지 4개주를 대상으로 공장 부지를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멕시코 시장에는 BYD와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업체를 비롯해 테슬라(미국), 폭스바겐(독일), 스텔란티스(네덜란드) 등이 진출해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작년 기준 한국 자동차 관련 업체 10여개도 멕시코에 진출해있다. 만도를 비롯해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 현대위아, 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대유에이피, DH오토웨어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멕시코가 전기차 생산거점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멕시코 내수용 수요는 적지만 북미의 전기자동차 수요와 멕시코의 생산이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경우 현재 75%까지 강화된 USMCA 기준에 따라 무관세 교역이 가능할 뿐 아니라 IRA 보조금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실제 멕시코는 미국의 제 4위 전기자동차 수입대상국이자 전기자동차 핵심부품 수입에서도 중요한 비중(리튬배터리 9위, 구동모터 1위, 인버터 2위)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선 전기차 보조금이 필수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미국 내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IRA 초안에서 규정한 미국 내 현지 생산 조건에 따라 55억 달러(약 7조1769억5000만원)를 투자해 내년 말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을 완공할 예정이지만 강화되는 규제에 내년에도 전기차 판매 보조금 지원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멕시코가 중국과 한국 자동차의 주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선 북미 지역에 전기차 신규 공장을 짓거나 생산 설비를 확충해야 하는데 멕시코는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하면서 IRA에 따른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향후 멕시코를 북미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거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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