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주식시장이 마무리 되며 2024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4년 증시 흐름에 대해 ‘상고하저’(상반기 고점 후 하반기 저점)를 예상하고 있다. 상반기에 미국 정부에 의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 경기둔화와 2025년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이 형성될 경우 상저하고(상반기 저점 후 하반기 고점)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리서치센터는 내년 하반기 코스피 상단이 3000선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빠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탠스 전환, 제롬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시장 발언 등은 내년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인 변화”라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동결이 결정되더라도 2분기 중 추세 반전이 가능하고, 내년 하반기 강한 상승추세가 전개될 수 있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도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상향조정했다. 2024년 연간 코스피 밴드를 기존 2200~2650선에서 2300~2750선으로 높였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밴드 상단은 반도체 등의 이익 개선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지지 않은 상황을 고려했다”며 “밴드 하단은 통화긴축 효과가 시차를 두고 기업 환경에 영향을 주면서 ROE가 예상보다 더 낮아지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내년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되는 상황 속에 자기자본비용(COE)은 국고채 3년 금리가 낮아지는 경우를 가정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코스피의 추가 상승동력으로 기업 이익개선을 꼽았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예상과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을 고려했을 때 코스피 연간전망으로 제시한 2800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다”며 “미국 금리 변동에 따라 부침을 겪겠으나 2024년 상승에 방점을 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월 단기전망에서도 변화 조짐이 보인다. NH투자증권의 경우 1월 코스피 단기 전망을 2450~2650선을 제시하며 기존 하단밴드를 2400선에서 50포인트 올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은 “최근 Fed는 2024년 선제적 금리인하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로 전환했다”며 “현시점에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은 낮게 평가되지만 Fed의 태도는 하방경직성을 담보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1월 코스피 밴드를 2450~2650포인트로 제시했다. 기존 2200~2750선에서 하단 밴드를 250포인트 높이고, 상단밴드를 100포인트 낮췄다.
김용구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 수석연구위원은 “2024년 경기 연착륙 낙관론과 3월 최초 금리인하를 필두로 한 Fed의 175bp(1bp=0.01%포인트) 금리인하 기대가 9~10월 긴축 발작 이후 11~12월 국내외 증시 반등을 견인했다”며 “초과저축 환경 유지로 1분기 말까지는 미국 매크로 순항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Fed 정책 기조를 고려할 경우 실제 연착륙 매크로 환경과 7회 이상 금리인하 기대가 양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미 10년 국채 금리의 추가하락 제한 및 점진적 되돌림을 자극할 경우 국내외 증시 투자심리 환경도 숨고르기 기류 변화에 나설 개연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올해 증시를 이끌었다고 평가받는 반도체주는 내년 증시에서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악재가 없다고 판단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실적개선으로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우호적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올해 수익률 하위테마였던 바이오, 콘텐츠, 게임 종목이 주목할 테마로 부상 중이다. 이들 업종은 2022년과 올해 수익률 하위에 포진했지만 최근 EPS가 개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거래대금 비중이 2%대에 불과한 소외주로서 내년 이익 개선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주도적인 테마주가 될 요건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노동길 연구원은 “부진한 수익률에 주도 테마가 되기 위한 필요조건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과 소외주 여부”라며 “부진했던 수익률은 악재에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만들고, 소외주 지위는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수급 유입 시 수익률 제고로 이어지게 만드는 변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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