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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제조업 경기가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 부진과 부동산 경기 악화 등이 겹치며 경기를 짓누르는 양상이다.
31일 중국 국가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중국 제조업 동향을 나타내는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예상치(49.6)와 전월치(49.4)를 모두 하회한 가운데 올해 6월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PMI는 기준선인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그 아래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올해 초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힘입어 급반등했던 중국 제조업 PMI는 2분기부터는 경기 회복 동력이 약화하며 50선 아래로 복귀한 가운데 9월을 제외하고는 줄곧 50선을 밑돌고 있다.
주요 하위 지수 중 신규 수주 지수가 전월 49.4에서 48.7로 크게 하락하며, 수요 부진을 시사했다. 또한 기업 형태별 PMI는 대기업은 50을 기록한 반면 중, 소기업 PMI는 각각 48.7, 47.3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경기가 더욱 어려운 모습이다.
자오칭허 중국 국가통계국 서비스업 조사 센터 고급 통계사는 일부 기초 원자재의 비수기 영향 등으로 12월 제조업 PMI가 하락했다면서도, 하이테크 제조업 등 신흥 산업들은 PMI가 기준선을 웃돌며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개최된 최고위급 경제정책 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도 내년 정책 방향 1순위를 '과학기술 혁신'에 두고 첨단 산업 위주의 경제정책을 실시할 것임을 공언한 바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에 서비스업 부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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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건설업과 서비스업 경기 동향을 나타내는 중국 12월 비제조업 PMI는 50.4로 전월치(50.2)보다는 다소 상승했으나, 역시 예상치(50.5)를 밑돌며 경기 상황이 순탄치 않음을 시사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건설업 PMI는 전월 55.0에서 56.9로 상승했지만, 서비스업 PMI가 전월과 같은 49.3을 기록한 가운데 두 달 연속으로 50선을 밑돌며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서비스업 중에서는 우정, 방송통신, 위성 전송, 금융, 보험업 등의 업종 PMI가 55를 웃돌며 경기가 호황인 것을 시사한 반면 수상운송, 부동산 등 경기는 50선을 밑돌며 경기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결국 헝다와 비구이위안 등 중국 주요 부동산업체들로부터 시작된 부동산 경기 불안이 여전히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에 중국 제조업과 비제조업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종합 PMI는 50.3으로 전월(50.4) 대비 하락하며 올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기대를 모았던 리오프닝과 하반기부터 가속화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기는 여전히 부진한 흐름 속에 2023년을 마감하게 된 모습이다.
중국 제조업 PMI는 31개 업종에서 3200개 기업, 비제조업 PMI는 43개 업종에서 4300개 기업을 표본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발표된다. 종합 PMI는 제조업 PMI의 생산지수와 비제조업 PMI의 상업활동지수에 가중치를 적용해 산출한다.
한편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PMI는 내달 2일 발표될 예정이다.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공식 PMI는 대기업, 국영기업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하는 반면 차이신 제조업 PMI는 민간, 중소기업들을 주로 조사한다는 차이가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차이신 PMI보다 공식 PMI가 중국 경제를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차이신 PMI와 공식 PMI 간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는 수출기업들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데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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