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낙서 테러로 얼룩진 서울 경복궁 담장이 19일 만에 다시 돌아온다.
문화재청은 4일 오전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에 설치했던 가림막을 걷고 복구를 마친 담장을 공개한다. 지난해 12월 16일과 17일 잇단 거대한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된 담장 주변 가림을 설치한 지 19일 만이다.
테러가 벌어진 직후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국립고궁박물관 소속 보존 처리 전문가 수십명은 한파 속에서도 붉은색과 푸른색 스프레이 래커로 오염된 흔적을 지우는 데 총력을 다했다. 공개에 앞서 세척과 색 맞춤 등 후반 작업을 마쳤으며 전문가 자문도 거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이날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브리핑을 열어 그간의 작업 경과를 설명하고, 비슷한 사태 발생을 막기 위한 종합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문화재청은 경복궁을 비롯한 4대 궁궐과 종묘 등 주요 문화유산의 외부를 살펴볼 수 있는 폐쇄회로(CC)TV를 증설하고 순찰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에는 낙서 행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의 안내판도 설치 중이다.
특히 낙서 제거 비용을 청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지정문화재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의 행위를 금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원상 복구를 명령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복궁관리소 측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지, 구상권을 청구 절차가 어떠한지, 훼손한 당사자가 미성년자일 때는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등을 법무법인과 함께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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