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며 설 선물 트렌드에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극도로 비용을 줄이는 소비 형태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초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 양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는 고가 프리미엄 및 가성비 상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설 대목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온은 ‘온마음 설’ 행사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설에도 선물 소비 양극화 트렌드 맞춤 선물을 다양하게 제안했다.
다음 달 6일까지 진행되는 온마음 설 행사는 롯데온이 진행하는 명절 통합행사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온 입점 셀러들의 인기 설 선물세트 상품을 전부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롯데온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 맞춰 인기 상품에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5만원 이하 가성비 상품도 확대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명절 선물 행사 기간 1만명이 넘는 고객이 구매한 ‘정관장’을 제안하고, 선물 포장을 더한 ‘정관장 보자기포장 홍삼진본’을 7만원대에, ‘정관장 홍삼진본’을 9만3000원대에 판매한다.
이외에도 △LG생활건강 선물세트 △종근당건강 등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광천김, 애경, 오설록, 듀오락 등은 구매 금액에 따라 엘포인트 추가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백화점 인기 상품을 모아놓은 프리미엄 상품도 준비했다. 명절 대표 상품인 ‘청풍명월 1+등급 한우 엄선1호 세트’(1.6kg/냉장)를 20만원대에, ‘총체보리한우 1++등급 구이 혼합 L세트’를 21만8000원대에 판매한다. 여기에 과일, 수산 등의 프리미엄 상품을 백화점 전용 포장 박스에 담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도 구이용 한우·신품종 청과·명인명촌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대폭 늘렸다. 한우 넘버나인(300만원), 한우 프리미어(200만원), 참굴비 세트(220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혼합 과일 특선 세트(28만5000원), 샤인머스캣·사과·배·애플망고 세트(18만원), 사과·배 제주과일·샤인머스캣 세트(16만5000원) 등도 준비했다.
프리미엄 회 선물세트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범가자미, 황금광어, 등 당일 손질한 프리미엄 횟감을 서울, 경인 지역 점포에서 원하는 날에 배송받을 수 있다.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캐비아, 트러플 등으로 구성한 고품격 미식 선물세트로 이색 선물 수요 잡기에도 나선다.
신세계백화점도 이날 전국 13개 전 점포에서 명절 선물 특판 매장을 열고 초프리미엄 선물 세트인 ‘5-STAR’ 한우와 청과 세트를 각각 20%, 10%씩 늘려 선보인다. 5-STAR는 바이어가 직접 전국을 돌며 발굴한 명산지에서 생산한 식품에 부여하는 것으로, 신세계백화점 최고 등급의 선물세트다. 한우 자체브랜드(PL)인 ‘신세계 암소 한우’에서는 기존보다 한 단계 높은 ‘1+’ 한우로 구성한 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번 설에는 1·2인 가구 등을 위한 소용량 패키지인 ‘이지픽업’ 선물세트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전통적인 명절 선물 중 선호 품목을 10%이상 확대하고 이색 설 선물 세트 구성비를 높였다. 롯데백화점이 제안하는 올해 설 선물 키워드는 ‘홈 홀리데이’, ‘스몰 프리미엄’, ‘스페셜 큐레이션’ 세 가지다.
한우는 구이용 세트 상품을 전년 대비 10%늘리고, 수산 선물은 전국 유명 맛집을 직접 찾아 상품을 기획했다. 청과 선물은 명절 스테디 품목과 이색 과일을 섞은 혼합세트를 20% 확대하는 등 상품 다각화에 집중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구이용 한우 부위만 모은 ‘한우 티본 토마호크 스테이크 GIFT’, ‘한우 특수부위 스테이크 GIFT’가 있다. 수산에서는 장수천, 민영활어공장 등 유명 수산 맛집들의 대표 메뉴를 설 선물로 구성한 ‘장수천 무항생제 장어 GIFT’, ‘민영활여공장 生참치회 GIFT’ 등이 대표적이다.
대형마트는 가성비 설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설 대목 잡기에 분주하다. 이마트에서는 가격을 내린 한우세트와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과일 세트, 3만원대 상품이 인기를 끈 통조림 세트 등을 준비했다.
롯데마트는 10만원대 이하 축산·과일·생선과 5만원대 이하 김·견과류·버섯 알뜰 선물세트 구성비를 전체 품목 대비 60% 수준으로 확대했다. 최근 가격이 폭등한 사과·배 선물세트에 가격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샤인 머스캣과 한라봉을 혼합 제작해 판매가를 낮췄다.
또 산지 다변화를 통해 마트와 슈퍼가 상품을 공동으로 매입한 것도 가격을 낮추는 데 일조했다. 생선 선물세트는 지난해 10월부터 사전 준비를 통해 평소보다 물량을 초과 확보해 알뜰한 가격에 내놨고, 축산상품 물량도 공동 직구매로 알뜰 선물세트를 지난 설 대비 30% 늘렸다.
홈플러스는 극가성비 수요를 고려해 올해 설 예약판매 상품의 67%를 3만원대 이하 상품으로 꾸렸다. 홈플러스에서 판매 중인 설 선물 세트 중 가장 저렴한 상품은 양말 선물세트로 6930원, 식품은 9900원짜리 김 세트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가성비’와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한 투트랙 판매 전략을 선보이는 것은 양극화된 소비 트렌드 때문이다. 장기화된 고물가로 가성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와 엔데믹에 따른 일상 회복으로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 속 올해도 작년과 비슷하게 설 선물세트 양극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다”며 “프리미엄만 고집하던 백화점업계도 가성비 있는 실속형 선물상품을 선보이는 등의 변화가 눈에 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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