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총상금 900만 달러) 우승을 앞둔 프랑스의 마티유 파봉이 티잉 구역에서 티샷을 날렸다. 날아간 공은 페어웨이 좌측 벙커에 떨어졌다. 벙커 턱에 걸린 공을 힘겹게 걷어냈다.
이번에는 좌측 러프에 공이 떨어졌다. 미국골프장감독관협회(GCSAA)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대회 러프는 파종된 라이그래스로 4인치 길이(10㎝)였다. 깊은 러프에 공이 숨었다.
홀컵과의 거리는 145야드(132m).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8번 홀 그린 앞은 해저드, 뒤를 제외한 왼쪽과 오른쪽에는 벙커가 자리했다.
깃대 가까이 붙이던지, 깃대를 넘겨야 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버디가 꼭 필요한 상황.
파봉은 침착하게 라이를 살폈다. 공 주위를 걸으며 자세하게 봤다. 큰 숨을 내쉰 파봉은 어드레스를 하더니 호쾌한 샷을 날렸다. 날아간 공은 깃대 오른쪽에 떨어지더니 회전과 함께 왼쪽으로 구르기 시작했다. 깃대와 공이 가까워졌다. 7.8피트(약 2.3m) 거리에 공이 멈췄다.
침착하게 퍼터를 쥔 파봉은 버디 퍼트에 성공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PGA 투어 역사상 첫 프랑스인 우승이다.
DP 월드 투어 로드 투 두바이 상위 10위 자격으로 출전해 3개 대회 만에 우승을 일군 선수의 아름다운 성공 스토리다.
그러나, 이 스토리가 더럽혀질 위기에 처했다.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에 파봉의 세 번째 샷 영상이 게재되면서다.
X 이용자인 ShutFaceGolf는 해당 영상을 게재하며 "파봉은 깔끔한 아이언 컨택을 위해 공 뒤를 밟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공에 회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인 Barry W는 "파봉의 시선을 따라 선을 그으면 밟은 곳보다 훨씬 앞을 보고 있다. 의심스러워 보이지만 공이 어디에 있는지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했다.
로열앤드에이션트골프클럽(R&A)과 미국골프협회(USGA)가 관장하는 골프 규칙 8.1a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개선하면 안 된다.
파봉이 자신의 스윙을 위해 공 뒤에 자라거나 붙어있는 자연물을 밟았다면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는다.
이에 대해 구민석 대한골프협회(KGA) 차장은 "이 경우 잔디를 밟는 행동이 스트로크에 영향을 미치는 상태(라이, 스탠스, 스윙 구역, 플레이 선 등)를 개선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다소 주관적이다. 여기에 플레이 방향이나 어디 잔디를 밟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진다.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다. 라이 개선으로 본다면 적용 규칙은 8.1a"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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