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날 늦은 밤까지 진행된 5G 28㎓ 대역 주파수 경매에서 스테이지엑스가 최종 낙점됐다.
최종 50라운드까지 진행되는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입찰에서 50라운드까지 실시했으나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았고, 결국 오후 7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이 시작됐다. 그 결과 4301억원으로 최고입찰액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
스테이지엑스는 스테이지파이브가 꾸린 컨소시엄이다. 스테이지엑스 주축이 될 스테이지파이브는 2015년 4월 설립된 알뜰폰(MVNO) 업체다. 지난해 말 최대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 20.94%가 신규 투자조합으로 넘어가면서 카카오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그간 정부는 제4이통사 유치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재무적인 요건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정부는 4000억원 규모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등 허들을 크게 낮췄고, 제4이통사 등장을 목전에 두게 됐다.
스테이지엑스가 써낸 입찰액 4301억원은 애초 업계가 예상했던 1000억원 대비 4배, 이통 3사의 5G 28㎓ 주파수 낙찰가인 각 2000억원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2018년 5G 28㎓ 주파수 경매에서 이통 3사는 6223억원에 주파수를 낙찰받았다. 하지만 이통 3사는 5G 28㎓ 주파수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기지국 장비 의무 구축을 하지 않았고, 결국 주파수를 회수당했다.
컨소시엄 스테이지엑스는 대형 재무적투자자를 대거 들이긴 했지만 주축인 스테이지파이브 자체로만 보면 재정 상태는 열악하다. 실제 2022년 말 현재 스테이지파이브 자본총계 적자 규모는 165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를 두고 회사 측은 회계 처리에 따른 해석일 뿐 재무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는 연간 조 단위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는 사업 규모를 감안하면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재정 측면에 대한 우려는 스테이지엑스가 장기간에 걸쳐 풀어야 할 숙제다.
김범준 가톨릭대학교 회계학과 교수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보면 스테이지엑스를 둘러싼 투자자 입장에서 사업성이 있다는 판단이 있었기에 투자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을 설득할 만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었다는 기대를 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난 몇 년간 이통3사가 열심히 연구하고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 2000억원씩 포기했다"면서 "현재로서는 우려되는 지점이 도처에 깔린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찮은데다 이를 만회할 수익을 내기에는 단기간에 B2B, B2C 시장에 대한 기대를 걸기도 어렵고, 이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지 2~3년은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앞으로 3년 동안 전국에 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선·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수익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전통 이통 3사와 경쟁해야 할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나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가입자 포화 상태에서 이통 3사보다 더 많은 마케팅비를 쓰기 어렵고, 이는 B2B 시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회사가 도모할 온라인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 절감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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