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신방직 소액주주연대가 회사 측에 주주제안 및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청구했다. ‘미술품 자산주’이자 패션 브랜드 ‘지오다노’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알려진 일신방직은 그동안 회사돈으로 미술품 수백여점을 구매해왔다. 소액주주들은 이번 정보 공개 청구를 통해 미술품 구매 목록을 확인하고 이에 따른 자산 재평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6일 서일원 일신방직 소액주주연대 대표를 포함한 32명의 주주는 오는 3월 개최될 정기주주총회 안건에 자사주 소각·무상증자 50% 실시·자산재평가 실시·감사후보자 추가 선임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문건에 따르면 자사주 소각의 경우 일신방직이 보유한 자사주 전체 소각을 제안하는 건이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해외 선진국에서도 자사주의 자산성을 인정하지 않아 소각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이 이뤄져야 발행주식 총수 자체가 줄어들어 주당 순이익이 높아지고,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자산재평가 건이다. ‘미술품 자산주’이기도 한 일신방직은 회사 자금으로 미술 작품 수백여점을 구입해왔다.
주주들은 회사 돈으로 구입한 미술품 파악이 명확치 않고, 회계처리도 안돼 있다며 의구심을 제기했다. 회계 장부상 미술품은 ‘공구기구비품’으로 처리됐다. 2022년 회사가 반영한 공구기구비품비 총액(별도기준)은 약 51억8200만원이다.
일신방직은 앞서 주주들에게 미술품 공개를 약속했지만 돌연 입장을 바꿨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연대는 “일신방직이 보유한 작품 중에는 1점의 시가가 억대는 물론이고 심지어 수천억대로 추정되는 것이 여러 개 존재한다”며 “그 가격이 일신방직의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이 된다면 순자본액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역시 시장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안은 2022년부터 계속 요구해온 사안이다. 상법에 근거해 지분 3% 이상을 보유하면 사측에 장부 등 열람을 신청할 수 있다.
그 외 신임 감사의 경우 서동석 한국비시피협회 부회장을 후보로 추천됐다. 현재 일신방직 감사는 경리부장 출신 정영식 상근감사가 맡고 있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해당 인사가 이미 20년 이상 연임으로 이사회에 대한 감시기능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소액주주연대는 정기 주총에 앞서 오는 16일까지 작년 말 기준 주주명부를 제공해 달라고 청구했다.
서일원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지난해부터 일신방직이 미술품 목록에 대한 공개 약속을 여러 번 해왔지만 계속 미뤄졌다”며 “일신방직이 공개한 미술품 작품 가치와 실제 추정되고 있는 가치가 다르다고 본다. 주가자산비율(PBR)은 턱없이 낮은 현재, 작품 현황을 보고 자산가치 재평가가 이뤄져야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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