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쓰나미] 후르츠·슈거·밀크플레이션 여전…설 연휴 직후 물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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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4-02-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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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 연휴 직후 '물가 쓰나미'가 다시 한번 몰아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과일 물가는 26.9% 올라 2011년 1월(31.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물가상승률(2.8%)에 대한 과일 물가 기여도는 0.4%포인트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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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상승률 큰 폭 둔화에도 식료품은 넉달째 6%대

  • 과일·설탕·우유값, 여전히 높아...당분간 오름세 유지 예상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직후 '물가 쓰나미'가 다시 한번 몰아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과일, 설탕, 우유 등 물가는 좀처럼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체감 물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수 회복이 지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0%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4개월째 6%대를 기록하고 있면서 속도가 더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3.2%)보다 0.4%포인트 하락했지만 식료품 물가는 0.1%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식료품 물가는 사과·배 등 과일이 견인하고 있다. 지난달 과일 물가는 26.9% 올라 2011년 1월(31.2%)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전체 물가상승률(2.8%)에 대한 과일 물가 기여도는 0.4%포인트로 2011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통상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더라도 0.1~0.2%포인트에 그치는 과실류 기여도는 지난해 9~10월 0.4%포인트로 오른 이후 지난해 11월 0.3%포인트로 다소 낮아졌지만 상승한 것이다. 1월 물가상승률(2.8%) 가운데 과일만으로 전체 인플레이션의 7분의 1을 끌어올렸다는 얘기다.

높은 과일값은 지난해 이상 기후 등에 따른 작황 저조·공급량 부족이 주된 원인이다. 사과와 배 등 일부 과일은 병충해 전파 우려로 수입도 어렵기 때문에 여름 과일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전까지 과일값은 계속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과일 외 다른 먹거리 물가도 뛰었다. 특히 설탕의 경우 지난달 1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을 원료로 쓰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음료 등 가격이 따라 오르는 '슈거플레이션(설탕+인플레이션)'을 우려하던 지난해 9~10월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다.

지난해 7월만 해도 3%대 가격 상승률을 보였던 설탕 가격은 8월 13.9%로 뛰더니 9월 16.9%, 10월 17.4%, 11월 19.1%, 12월 20.1%, 올해 1월 20.3% 등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유(6.8%)를 원료로 하는 유제품의 물가도 올랐다. 지난달 발효유 물가 상승률은 7.0%를 기록했고 아이스크림(15.1%), 치즈(2.5%), 분유(6.8%) 등 우유 관련 가공식품 물가도 오름세를 보였다.  

문제는 이같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설탕의 경우 국제 설탕 가격에 따라서 움직이는데 최근 국제 설탕 가격이 올랐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세계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월 설탕 가격은 전월보다 0.8% 상승했다.

우유는 수요와 공급이 아니라 생산자 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가격이 결정된다. 하지만 국제 사료 가격이 여전히 높은 데다 중동발 리스크로 기름값과 운송비가 늘어나 우유값 상승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물가는 소비 등 내수 부진을 부추길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스럽다. 실제 먹거리 물가 고공행진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해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2.6% 줄었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05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2022년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지난해 감소폭이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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