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에 대해서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키로 하고 구체적인 검토 중에 있다.
지난 2021년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신차를 전기차와 수소차로만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이 탑재된 제네시스 신차를 길어야 2024년까지만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6년 뒤인 2030년부턴 생산라인에서 아예 내연기관차가 사라지고,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내연기관차에서 중간 단계인 HEV 없이 EV로 직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기차 판매는 주춤한 반면 HEV 판매가 크게 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기차는 일반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충전 인프라 부족, 정부 보조금 축소 등으로 인해 전기차 판매가 최근 들어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앞다퉈 전기차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하다는 평가다. 할인 혜택 대비 차량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부가 배터리의 효율성과 재활용성을 평가해 지원을 차등화하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싼 차를 비싸게 사야 하는 역설적 상황을 마주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값싼 LFP 배터리를 탑재해 차량 가격을 낮추는데, 이번 개편안으로 LFP 탑재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이 줄면서 가격 인하 효과가 줄었다.
당분간 하이브리드 차량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동화 전환을 이루는 동시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스타리아와 팰리세이드 2세대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셀토스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는 등 국내와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 수요에 차종 확대로 대응할 전략이다.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PHEV 차종을 북미 시장에 재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도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HEV 출시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터 란차베키아 제네시스 전미 딜러 자문위원회 회장은 지난달 31일 “아직 완전 전기차를 구매할 준비가 되지 않은 고객이 많다”며 “제네시스가 이런 고객을 위해 하이브리드카라는 선택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현대차에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성뿐만 아니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을 고려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가 최적의 대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