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春節·설) 연휴(2월 10~17일)가 어느덧 5일 차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 각지 관광명소가 밀려드는 여행객들로 들썩이고 있다. 중국에서도 명절에 귀성보다는 여행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명절 풍경이 차츰 바뀌는 모습이다.
14일 중국 매체 펑파이는 “춘제 연휴가 중반을 넘어섰다”며 “사상 최장 춘제 연휴에 각지 여행지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베이성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춘제 연휴 3일 차인 지난 12일 후베이성 A급 관광명소를 찾은 여행객은 457만 2600명에 달했다. 지난해와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52%, 68% 늘어난 수준이다. 중국은 관광명소를 총 5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A급은 그중 가장 낮은 등급이다. A급 관광지는 총 1만 3332곳(2021년 기준) 있으며, 장가계 삼림공원과 황산 풍경명승구 등이 대표적이다.
주요 관광지 입장권과 숙박시설도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산시성 우타이산 관광객 서비스센터는 웨이신(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관광객과 방문 차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며 이날 오전부터 입장권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에는 저장성 푸퉈산 관광구와 후베이성 우한시의 역사적 누각 황학루도 입장권 예약 및 판매를 중단했다. 베이징 고궁박물원과 국립박물관도 이미 예약이 꽉 차 환불 표가 나와야만 방문할 수 있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페이주가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관광명소 입장권 등 여행상품과 근처 호텔 예약 건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대비 150% 이상 증가했다. 윈난성과 하이난성 등 중국 대표 관광지 내 주요 숙박시설 역시 예약이 꽉 찼다.
한편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는 걸 꺼리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명절에 여행을 즐기는 게 중국에서도 새로운 설 풍경이 됐다. 결혼 독촉에 시달리느니 혼자 여행을 가거나 자취방에서 명절을 쇠는 게 낫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어렸을 때는 친척 집에 가는 게 즐거웠는데 커서는 근심거리가 됐다”며 “무슨 일을 하는지, 벌이는 어떤지부터 시작해 결혼할 사람은 있는지 애는 낳았는지 다들 질문하기 바쁘다”며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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