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대진표가 차츰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253개 지역구 가운데 121개 의석이 집중된 수도권, 그중에서도 한강에 인접한 이른바 서울 '한강벨트' 맞대결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인다.
한강벨트에 속하는 지역은 서울 용산, 서울 중성동갑, 서울 광진갑, 서울 광진을, 서울 동작갑, 동작을, 강동을 등이다. 서울 지역에서도 중도층 표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스윙보터(Swing voter)', 무당층 지역으로 꼽힌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용산), 김병민 전 최고위원(광진갑), 오신환 전 의원(광진을), 장진영 변호사(동작갑), 나경원 전 의원(동작을), 이재영 전 의원(강동을) 등을 한강벨트에 단수 공천해 일찌감치 공략에 나섰다. 중·성동을에서는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등 중량급 후보들이 경선을 통해 자웅을 겨룬다.
현재 여야 간 단수공천이 확정된 곳은 광진을 한 곳이다. 민주당은 현역 고민정 의원을 단수 공천했다. 고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오세훈 후보(현 서울시장)에게 승리를 거뒀고, 이번에는 오세훈 서울시에서 부시장을 역임한 오 전 의원과 맞붙게 됐다.
광진을은 민주화 이후 치러진 역대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긴 야당 텃밭이다. 그러나 최근 대단지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유권자들의 보수색채가 한층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동작을은 나경원 전 의원이 국민의힘의 단수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은 현역인 이수진 의원 대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투입을 저울질하면서 '빅매치' 가능성이 커졌다. 나 전 의원은 전날 TV조선 유튜브 강펀치에 출연해 "이수진, 추미애, 임종석, 이재명 중 상대 후보로 누가 제일 편하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최선을 다하면 누가 나와도 상관없다"고 자신했다.
국민의힘과 달리 한강벨트 내 민주당 공천 발표는 다소 지연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 4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까지 민주당이 발표한 단수공천 지역은 46곳인데 그중 서울은 4곳에 불과하다.
민주당의 공천 발표는 특히 당내 '친명(친이재명)', '비명(비이재명)', '친문(친문재인)' 간 갈등으로 더욱 더딘 모양새다. 여기에 최근 이재명 대표가 직접 '컷오프(공천배제)' 등 공천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사천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파열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수진(동작을) 의원은 자신을 제외한 여론조사 실시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모인 단체대화방에서 이 대표와 안규백 전략공관위원장을 겨냥해 "더 이상 공천에 능력도 신뢰도 없으니 2선으로 물러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하위 20%'로 분류된 김영주 국회부의장(영등포갑)도 전날 국회에서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사당이 됐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재선 박용진 의원도 '하위 10%'로 통보받았다고 공개했다. 그 외 의원들도 각자 입장문을 내며 공개 반발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하위 10%는 그냥 이재명에 반하는 사람을 찍어내는 것 아닌가"라며 "이 대표는 평가 하위 1%에 들어갈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왜 박용진 의원과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하위) 10%에 들어가나"라며 "그분(이 대표)은 단식하고 재판 다니느라 의정 활동을 제대로 못 하지 않았나. 자기 체포동의안을 막느라고 민생을 위한 의정 활동 안 하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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