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자동차보험 업계의 적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가운데, 이달부터 자동차보험료가 2.5~2.8%가량 추가로 인하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년보다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차량 이동량이 증가하고, 정비수가 인상 등 자동차보험 시장 환경이 녹록지 않은 점도 관련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2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대형 5개(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평균이 82.1%로 전년 동기(79.5%) 대비 2.5%포인트 올랐다. 회사별로 보면 △삼성화재가 81.3→83.5% △현대해상이 79.9→84.5% △DB손해보험 78.9→80.0% △KB손해보험 78.9→82.1% △메리츠화재 78.4→80.5% 등 손해율이 전부 올랐다. 아울러 한화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흥국화재 등 중소 손보사들의 지난달 평균 손해율은 86.8%로 전년 동기(80.9%) 대비 6%포인트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선으로 보고 있다. 관련 업계는 지난해 자동차보험료 인하분이 반영됐고, 교통량 증가에 따른 사고건수 등이 비례해 증가한 영향으로 내다봤다. 대형 손보사들은 지난해 당국 압박에 못 이겨 2월 말부터 2~2.1%의 보험료를 인하했다. 그러나 지난해 1월에는 보험료 인하가 되기 전이어서 올해 1월과 비교해 손해율 증가폭이 커졌다. 여기에 올 1월까지 평년대비 기온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운행이 늘어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손보업계는 이달 말부터 자동차보험료가 2.5~2.8%가량 추가로 인하되면서 해당 적자 기조가 올해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보험권에선 2%대 인하 시 최대 3000억원을 상회하는 보험료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에 따르면, 손해보험사 12곳의 자동차보험 매출액(원수보험료 기준)은 10조6385억원이다. 보험료 1% 인하에 대한 단순 환산시 1063억원가량의 자동차보험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하반기 수치는 취합 전이지만, 자동차보험 가입대 수가 증가함에 따라 2%대 인하에 따른 수입 보험료 감소 수치는 더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물가 상승과 맞물려 차량 정비요금과 의료비 수가가 해마다 오르고 있는 점도 손해율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업계는 정비업계와 지난해 말 올해 자동차보험 정비요금의 시간당 공임을 전년 대비 3.5%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자동차보험 부문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 이동량 감소 영향이 컸다"며 "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지속될 경우 다시금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보험권 일각에선 코로나19 등과 같은 큰 대외적 변수가 일어나지 않는 한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년 자동차 수가 증가하면서 자동차보험 가입률이 늘고 있지만 이에 따른 손해율도 비례해 증가하면서 손익이 상쇄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액이 9조원에 달하는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손보업계에 따르면, 2017년 266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010년 1조5802억원 △2011년 5902억원 △2012년 5749억원 △2013년 9415억원 △2014년 1조1017억원 △2015년 1조1011억원 △2016년 3418억원 △2018년 7237억원 △2019년 1조6445억원 △2020년 37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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