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기획재정부 여성 실·국장 비율이다. 전체 고위공무원단(고공단)이 100명이라고 가정할 경우 여성은 다섯 명도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해 기준 기재부 고공단 61명 중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생각보다 더 적은 인원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이내 다른 부처를 취재하니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고공단 승진을 앞둔 과장급 공무원들 역시 여성 비율은 소수였다. 여성 고공단이 한 명뿐인 부처도 있었으며 휴직 등으로 여성 과장이 줄어든 부처도 있었다.
이쯤 되니 문득 한 문장이 떠올랐다. '여자 직업으로 공무원만 한 게 없다.' 대부분의 여성이라면 살아가면서 한두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말이다. 승진이 어렵기는 사기업과 마찬가지인데 '여자 직업으로 최고'란 말이 어울리는 게 맞는지 의문이 생겼다.
사기업보다는 비교적 육아 휴직 사용에 관대한 공직 사회조차 경력 단절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승진을 위해서는 육아를 포기하거나 육아를 위해서는 승진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방탄유리만큼 공고한 벽 때문이다.
여성 고위 공무원이 적은 이유는 다양할 것이다. 다만 출산과 육아가 그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 일과 가정 중 하나만 선택하게 해서도 안 된다. 남녀가 만나 가정을 이룬 뒤 어느 한 성별이 커리어를 포기해야만 유지되는 사회는 기형적이다.
한 관계자는 부처의 특성을 이유로 들며 추후에는 여성 고위 공무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그의 답변이 전망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구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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