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민주당 탈당을 선언했다. 친낙(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전 의원은 서울 광진구갑에서 4선 도전장을 냈지만, 원외 친명(이재명)계 인사 이정현 전 JTBC 앵커와의 경선에서 탈락했다.
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명은 척결 대상일 뿐이었다. 민주당에서의 저의 역할이 다 한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도 3선 의원 하는 동안 공천관리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을 했다"며 "하지만 경선 후보를 가르는 과정에서 투표자의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반영하려는 의심이 드는 여론조사 등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이렇게 많이 진행된 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도 '악법도 법이다'라며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경선에서 패배한 의원들을 향해 위로의 말은커녕 혁신대상으로 낙인찍고 조롱했다. (이 같은 말들이) 척결대상을 처리한 칼자루 쥔 자의 포효로 들린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대표가 단식투쟁에 돌입했을 때 같이 동조단식도 하고, 당대표실 복도에 앉아 밤새우며 함께 마음 아파 하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함께 투쟁하는 동지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전 의원은 "그러나 비명(비이재명)은 척결대상일 뿐이었다"면서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에는 더 이상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철학과 가치, 동지애가 보이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또 "특정인의 방탄과 특정세력의 호위만 남아있다"며 "특정인의 정당으로 변해가는 곳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전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조용히 지내고 싶다. 너무 힘들다"며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에 대해서도 "제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즉답을 피했다.
전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입했다. 이후 20대, 21대 광진구갑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내며 3선 의원이 됐다. 그는 이낙연 전 총리가 미국에서 귀국했을 때 공항으로 나가 맞이했고, 이 전 총리가 민주당 탈당을 예고했을 때는 탈당을 만류하는 의원 성명에 동참하는 등 친낙계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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