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무보증·AA+·3년물) 금리는 3.788%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말(3.876%) 대비 0.08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여전채 금리는 지난해 10월 말(4.939%) 연중 최고점을 찍은 뒤 금리인하 전망이 커지면서 현재까지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여전채는 카드, 캐피탈 등과 같은 여신전문금융회사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예금 등의 수신 기능을 갖추지 않고 있으므로 여전채를 발행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 주요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가까이 조달한다. 여전채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그만큼 조달 금리 수준이 낮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카드대출 금리는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를 보면 8개(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 전업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지난 1월 말을 기준으로 18.01%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17.87%)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것은 물론, 여전채 금리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 말(17.8%)보다도 0.21%포인트가 올라선 수준이다.
결제성 리볼빙과 카드론 금리 상황도 다르지 않다. 최근 3개월 새 결제성 리볼빙 금리는 16.65%에서 16.85%로 0.2%포인트 뛰었고, 카드론 금리 역시 14.42%에서 16.63%로 0.21%포인트 올랐다. 대출별·업체별로 나눠보면 같은 기간 우리카드가 현금서비스(17.42%→18.19%)와 결제성 리볼빙(16.06%→16.78%)에서 금리폭 상승이 가장 컸다. 카드론에서는 롯데카드가 14.59%에서 15.74%까지 뛰면서 금리가 1%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여전채 금리와 카드대출 금리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에는 여타 업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은행·저축은행에서 밀려난 수요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카드사들의 자산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 조달금리가 내려도 쉽게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지난해 절반 이상의 카드사 연체율은 1%를 넘어선 상황이고, 카드사의 1개월 이상 연체액도 2조원(지난해 3분기)을 돌파했다. 지난 2005년 카드대란 사태 이후로 가장 높다.
여기에 최근 대출자 연체 기록을 삭제하는 '신용사면'이 시작되면서 카드업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시장환경 자체가 건전성 리스크에 더욱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기에 연체 이력이 없는 대규모 신용사면 차주의 유입을 고려할 땐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을 볼 때 당분간 금리 하락은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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