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하게 다른 업무를 추진하기보다는 리테일에만 집중하겠다. 다른 산업에는 아직 관심이 없다.”
김승연 토스증권 대표는 14일 출범 3년 만에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리테일 사업 외에도 기업금융(IB),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등 다른 영역으로 뻗어나갈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IB 등 다른 영역에도 진출하면 좋겠다”면서도 “우선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해당 영역은 과감하게 파트너십을 통해 풀겠다”는 의사를 거듭 강조했다.
김 대표는 구글코리아와 미탭스플러스, 틱톡 등 글로벌 기업을 거친 모바일 플랫폼 전문가다. 구글코리아에서는 유튜브 한국 론칭 마케팅을 담당했다. 정통 금융업계 출신은 아니지만 김 대표는 틱톡에 합류하기 전 모바일 핀테크 기업 미탭스플러스에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틱톡에서는 동남아시아와 한국 지역 사업총괄을 맡으며 쇼트폼 문화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그 다음달에 토스증권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전 경력을 바탕으로 ‘그로스(성장) 전문가’라는 점, 증권업계에서도 성과를 내는 대표로 인정을 받고 있다.
실제 토스증권 영업이익은 김 대표 취임 전후로 나뉜다. 대표직에 오른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토스증권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은 출범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토스증권 흑자 전환은 계열사 중 첫 흑자 전환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또 국내외 주식 거래 증가로 수수료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연간 100만 유저가 넘는 이용자 기록은 증권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86억원에 불과했던 토스증권 매출액은 2022년 1276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202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8.2%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313억원에서 적자 폭을 줄이며 9억원으로 개선됐다.
올해 영업이익도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올 1분기 실적은 지난해 영업이익(15억3000만원) 대비 2배 이상 될 것”이라면서 “매년 300억원 이상 이익이 개선됐고, 올해도 그렇게 될 것으로 파악된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2023년 연간 기준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기반으로 당기순이익 15억31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토스증권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고객 100만여 명을 신규로 모집하는 등 올 3월 기준 고객 580만명을 유치했다. 매월 이용 고객 수만 300만명 이상이다. 이는 증권사 리테일 최강자인 키움증권 ‘영웅문’의 303만1414명에 버금가는 숫자다. 고객층 다변화도 진행 중이며 40대 이상 고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토스증권은 1980년대생인 김 대표를 필두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김 대표의 ‘선택과 집중’ 전략 덕분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대표는 “지난 3년 동안 토스증권은 국내외 주식, 보유 주식과 관련해 콘텐츠, 뉴스 및 커뮤니티 등 4가지 핵심 기능해 집중해왔다”며 “올해 여러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리테일 부문 1위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관심사는 오직 ‘리테일’ 부문이다. 그는 “기존 기업 대비 신생 기업으로서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며 “한국, 미국 주식 커뮤니티도 고도화하고 있고,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고객과 직접 만나며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다음 행보 역시 리테일에 주안점을 둔 금융상품 중개업 확대다. 그는 B2B, 자산운용사 설립, 자체 IPO, 퇴직연금 등 기존 증권사들이 캐시카우로 유지하고 있는 사업에는 아직 진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국내외 주식 중심의 서비스를 넘어 웹트레이딩서비스(WTS) 구축, 채권, 파생상품 등 강화된 금융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수수료뿐 아니라 투자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리테일 부문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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