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이 금융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슈퍼앱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시장을 선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앱 이용자수(MAU) 수는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에 비해 시중은행 앱이 기능과 이용 편의 측면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3개 시중은행의 모바일앱(KB스타뱅킹·신한 SOL뱅크·하나원큐) MAU는 총 2810만4690명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은행 3사(토스·카카오뱅크·케이뱅크) 3667만8987명보다 800만명가량 적은 수치다.
MAU는 한 달 동안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이용자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IT·플랫폼 기업 서비스 성장을 측정하는 성과 지표로 꼽힌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MAU 격차는 안드로이드와 IOS 합계 수치를 측정하기 시작한 2021년 3월 436만187명에서 올해 2월 857만4297명으로 3년간 약 2배 벌어졌다.
인터넷은행 성장세는 토스가 주도했다. 지난달 말 기준 토스 월간이용자 수는 1749만4187명으로 은행 앱 가운데 가장 높은 MAU를 달성했다. 증가율도 2021년 3월과 비교해 47% 늘어나며 가장 가팔랐다.
토스에 이어 둘째로 높은 MAU를 달성한 곳도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MAU 1574만4545명을 달성했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2021년 3월부터 줄곧 MAU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 중심의 모바일 앱 환경 구축이 인터넷은행 MAU 상승을 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복잡한 기능과 상품군 대신 직관적이고 편리한 UI/UX가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출범 초기부터 사용자 중심의 모바일 환경 구축에 앞장섰다는 점이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차이"라며 "고객들이 은행 앱에서 가장 원하는 이체·송금 등 기능에 우선순위를 두고 화면을 재배치하는 등 빠르고 쾌적한 모바일 앱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앱 편의성이 아직 인터넷은행에 비해 뒤처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대면 채널 중심으로 커왔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라며 "다양한 연령층의 니즈에 맞도록 어렵지 않은 이용 환경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터넷은행 성장세에 시중은행은 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금융서비스를 한데 모은 슈퍼앱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KB금융그룹은 2021년 6개 계열사를 통합한 'KB스타뱅킹'을,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은행·카드·증권 등 5개사 금융앱 핵심 기능을 결합한 '신한 슈퍼SOL'을 출시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20년 8월 '하나원큐'를 내놓았다. 우리금융은 올 11월 '뉴WON뱅킹'을, 농협은행은 내년 1월을 목표로 슈퍼앱을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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