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대회에서 쇼트트랙 '세계 랭킹 1위' 박지원(28·서울시청)에게 이틀 연속 반칙을 저질러 국가대표 선발에 떨어지게 한 황대헌(25·강원도청)이 고의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를 마친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19일 오후 4시 3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선수단은 약 1시간 이후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황대헌과의 충돌로 금메달을 두 번이나 놓친 박지원은 이날 목과 팔에 깁스를 한 채 입국했다. 박지원은 귀국 후 인터뷰에서 "저릿한 신경통이 심한 상태"라고 밝혔다. 팀 동료와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데 대해선 "지금 당장 드릴 말씀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17일 박지원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 경기에서 황대헌의 반칙으로 중심을 잃으면서 완주하지 못했다. 16일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도 1위로 달리던 중 황대헌과 부딪히면서 메달을 놓쳤다.
이날 취재진 앞에 선 황대헌은 "서로 경쟁하고 있었고 시합하다 보면 충분히 나오는 상황"이라며 "그 대상이 대한민국 선수고 지원이 형이어서 마음도 안 좋고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절대 고의로 그런 거 아니니까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황대헌은 경기가 끝나고 두 선수가 대화를 나눴는지 묻는 질문에 "재정비해서 선수로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와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인 뒤 자리를 떴다.
황대헌의 반칙으로 인해 한국 대표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의 저조한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또한 이번에 메달 획득에 실패한 박지원은 차기 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 기회를 놓쳤다. 차기 시즌 국가대표는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남녀 선수 중 종합 순위 1명이 자동 선발되는데, 해당 선수는 개인전 1개 이상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야 한다.
박지원은 내달 국내 선발전에 출전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2024~2025시즌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다. 이 시즌에 선발돼야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 가능하다.
박지원은 2022~2023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한국 쇼트트랙 간판이다. 황대헌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