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이들 모두 지난 1년간 인사평가제도 개편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쇄신하고, 그룹 신뢰를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비은행 계열 부문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꼽힌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 회장과 임 회장은 각각 이달 23일과 24일 취임 1주년 맞는다.
진 회장은 지난 1년간 정도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신한금융을 이끌었다. 기존 성과평가제도인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전면 개편해 고객과 은행이 함께 성장하는 '같이 성장 성과평가제도'를 도입했다. 단순한 상품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판매하고, 적절한 사후관리 여부를 평가하는 제도로 변화를 준 것이다. 진 회장은 지난해 7월 지주회사에 소비자보호 부문을 신설하고, 각 그룹사가 개별적으로 운영해 온 소비자보호 관련 정책을 일원화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해외 기업설명회(IR) 유치로 글로벌 사업 확대를 이끌기도 했다. 진 회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4월 일본을 방문해 기업설명회(IR)를 연데 이어 6월과 9월에 네덜란드·프랑스·영국 등을 찾았다.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한금융은 해외법인에서 4821억원, 해외지점에서 672억원 등 총 5493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우리금융을 이끌고 있는 임 회장은 내부 조직문화를 새롭게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임 회장은 인사평가 대상자에게 평가 내용을 단계적으로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 투명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생금융 확대도 임 회장의 대표 전략이다. 임 회장은 지난해 은행권 최초로 상생 금융 전담 조직인 상생금융부를 신설하고 5300억원 규모의 전세 사기 피해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우리금융 계열사인 우리카드도 지난달 29일 카드업계 처음으로 2200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1호 지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에게 아직 '실적 개선' 과제가 남아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2976억원) 감소하며 KB금융(4조6319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줬다. 보험·카드·증권 등 비은행 성적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 중 비은행이 34%로 전년 대비 7%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신한금융은 비은행 부문 순익이 전년 대비 4% 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우리금융 당기순이익도 2조5167억원을 기록하며 19.9% 하락했다. 5대 금융 가운데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계열의 부진이 실적 하락을 촉진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카드와 우리금융캐피탈 외 보험·증권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 회장에게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등을 통한 외형 성장이 주요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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