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송파구에서 대장주 아파트로 불리는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타며 전고점에 근접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기 지역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20층)는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23억8000만원의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달 3일 같은 평형대 매물이 19억9000만원(2층)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사이에 2억6000만원이나 뛰어오른 가격이다.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 9일 올해 이뤄진 매매거래 중 최고가인 24억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 13일 같은 평형대가 19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20억원선이 무너진 지 한달도 채 안 돼 회복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리센츠 역시 전고점 회복을 눈앞에 뒀다. 지난 1일 리센츠 전용 59㎡는 19억7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8월 최고가(20억8000만원)에 근접하는가 하면, 지난달 6일엔 리센츠 전용 98㎡ 매물이 27억5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신고가(2020년 9월·25억9700만원)를 경신하기도 했다.
잠실 엘리트의 매매 거래량도 올해 들어 늘어났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올해 1~3월 잠실 엘리트 거래량은 총 69건으로 직전 분기(지난해 10~12월) 52건 대비 32.7% 상승했다. 같은 기간 리센츠의 거래량이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잠실엘스 27건, 트리지움 7건 순이었다. 3월 매매신고 기한(한달)이 남아 있어 거래량이 이보다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매수세가 회복하면서 매매 호가도 오르고 있다. 리센츠 전용 84㎡는 23억원대 급매물이 대거 팔리며 현재 매매 호가가 25억원 수준까지 상승했고, 이달 초 24억원에 거래됐던 엘스도 전용 84㎡의 호가가 25억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트리지움 전용 114㎡의 경우엔 27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치솟았다. 이는 2022년 5월 기록한 전고점(27억4000만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함께 연초 쌓였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상승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난해 3~4분기 기점으로 잠실 엘리트 매매가 상승세가 꺾였다가 올해 들어 저가 매물 위주로 거래되면서 가격이 상승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미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이 있는 데다 시중 주택대출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 거래가 늘어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아직 본격적인 상승세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잠실 엘리트 아파트 매매가격이 뛰고 거래량도 늘어나긴 했지만 급매물이 소진되면 다시 거래는 소강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강화를 고려할 때 본격적인 가격 상승세라고 판단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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