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7주 만에 상승 전환한 가운데 시장은 여전히 혼조세다. 30·40대를 중심으로 소형 매물 등이 소진되고 있지만, 전체 거래량이 저조한데다 매물 적체도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추가적인 상승 기대감에 매도인들이 ‘상급지 갈아타기’를 위한 가격 방어에 나서면서 매도·매수자 간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 연령대별 통계를 보면 올해 30·40 세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매입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 중 30·40대의 매입 비중은 64.3%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30·40대의 매입 비중이 59.3%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5%포인트(p) 이상 그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전월과 비교해도 30대의 매입 비중은 1.3%p, 40대는 2.5%p씩 증가했다.
중소형 주택에 대한 매입 비중도 확대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해 2월 서울 아파트 매입건수 중 전용면적 41~60㎡ 매물의 매입건수는 958건으로, 지난해 12월 565건 대비 69.5% 증가했다. 61~85㎡의 매입건수 역시 같은 기간 667건에서 1057건으로 늘었다. 중소형 저가 매물에 대한 매입이 증가하면서 전체 거래량도 소폭 증가하는 모양새다. 서울부동산정보 광장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 거래는 지난해 12월 1824건에서 2월에는 2492건으로 늘었다.
반면 거래량 증가에도 여전히 서울 전체 아파트 매물은 적체 중인 상황이다. 거래량도 예년도 월별 평균 거래량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하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2514건으로 2개월 전과 비교하면 6% 가까이 추가로 매물이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6% 가까이 매물이 쌓인 상태다.
매물 증가에도 ‘바닥 다지기’ 후 상승 기대 심리로 매도자들이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여기에 30·40대의 중소형·저가 매물 수요 확대와 급매 소진으로 서울 일부 지역의 매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이 28일 발표한 '3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25일 기준)'을 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 대비 0.01% 오르며 보합에서 상승으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으로 전환된 것은 17주 만이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이 이제 바닥이라는 인식을 하기 시작하면서 도심부와 개발호재 지역을 중심으로 서울 부동산 가격이 일부 반등하고 하락세는 멈추고 있다”며 “다만 그럼에도 월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 앞으로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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