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피 현상 지속...非아파트 신규 세입자 70%는 '월세' 선택

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매물 등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된 모습. [사진=연합뉴스]

빌라, 다세대, 다가구 등 비(非)아파트의 신규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전세 기피 현상이 심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일 국토교통부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2월(누계) 전국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 중 월세 거래 비중은 70.7%로 집계됐다. 이는 임대차 신고제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합산한 수치다. 

전국의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54.6%였으나 지난해 66%, 올해는 70%대로 급격히 확대됐다. 2년 새 16.1%포인트(p)가 뛰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월세화가 더욱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올해 1∼2월 77.5%로, 수도권(67.8%)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높았다. 서울의 월세 비중은 69.7%다. 

다만 아파트의 경우 오히려 월세 비중은 줄었다. 아파트 전세로 옮기는 빌라·다세대 전세 세입자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전국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월 43.9%에서 올해 1∼2월 42.2%로 1.7%p 낮아졌다. 서울 아파트의 월세 비중이 46.2%에서 41.6%로 4.6%p, 지방 아파트는 43.3%에서 41.0%로 2.3%p 각각 감소했다. 

전세금 반환 보증보험 제도가 개편되면서 빌라 월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부터 신규 전세 계약뿐 아니라 갱신 계약에도 강화된 기준(공시가격X126%)이 적용되고, 지난해에 이어 빌라 공시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면서 집주인들은 보증금을 더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전세금을 낮추되 차액을 월세로 돌리려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전국 주택 전세 거래량은 10만781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8% 줄었으나, 월세 거래량은 15만4712건(보증부 월세·반전세 포함)으로 1.6%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