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곳곳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6개월간 장기화한 전쟁 책임을 거론하며 현 정부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승리가 눈앞에 다가왔다며 퇴진 요구를 일축했지만, 시위대는 앞으로 나흘간 텐트를 치고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예루살렘의 크네세트(의회) 건물 인근에는 10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모여 네타냐후 정부가 주도하는 우파 연정 퇴진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매체들이 이날 보도했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섬멸하거나, 붙잡혀간 인질 100여명을 무사히 데려오지도 못한 채 전쟁을 6개월간 질질 끌고 있는 현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채널12 방송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 규모는 지난해 10월 7일 개전 이래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위대는 전국 곳곳에서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며 "즉각 조기 총선을 치르라"고 외쳤다. 전날 대규모 시위가 있었던 텔아비브에서도 수천명이 시위를 벌였다.
이스라엘 대법원이 해당 특혜를 개정하라고 정부에 요청했으나 정부는 미적대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네타냐후 총리의 아들인 야이르 네타냐후는 개전 이래 미국 마이애미에 머물러 시위대의 '조롱거리'가 됐다.
전쟁의 상흔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개전 이후 3만 2782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이 중 3분의 2는 여성과 어린이라고 덧붙였다. 130여명의 이스라엘 인질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대 사망자도 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전쟁 중 500명 이상의 이스라엘 군인이 숨졌다.
하지만 시위에도 불구하고 네타냐후 총리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에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지상군 공격을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230만명의 대규모 인원이 거주하고 있는 라파에는 하마스의 남은 병력이 숨어있는 걸로 알려져 네타냐후 총리는 "라파에 들어가지 않고는 승리는 없다"고 전투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의회 앞에 모인 시위대도 텐트를 치고 나흘간 연속 시위를 예고한 상태라 앞으로의 긴장 상태는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은 계속해서 물밑 협상을 진행 중이다. 1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라파 공격 계획에 대한 화상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31일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복수의 양국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와중에 네타냐후 총리는 31일 늦은 밤 전신 마취를 하고 탈장 수술을 받았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수술 직후 1일 새벽 총리의 수술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며 "그가 양호한 상태이며 회복하기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