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이 금융권 내 첫 비금융 부수업무 사례로 최근 승인받은 가운데,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첫 비금융 부수업무 사업 부문도 알뜰폰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은행은 연내 관련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며, 농협은행도 관련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단말기 보급률이 97%에 달하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중장기적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부문으로 알뜰폰을 낙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 계획에 대해 "상반기 내 통신사를 선정해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차별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관련 조직을 확대하고 해당 인프라 구축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연말 자사 슈퍼앱인 `뉴 우리WON뱅킹` 오픈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자사 앱과 알뜰폰 사업을 연계하면 2030세대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구체적인 운영 시기를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알뜰폰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농협은행은 자사 앱인 올원뱅크에서 제휴 중인 알뜰폰 사업자와 고객이 연계될 수 있도록 가입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금융권은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첫 비금융 사업이 알뜰폰으로 정해지는 것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간 은행권은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금융업에 진출하는 데 제한을 받고 있었다. 은산분리는 은행과 산업의 이해관계가 상충되지 않도록 서로의 업종을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사업자인 KB리브모바일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최근 금융권 첫 정식 부수업무로 승인받으며, 경쟁사들도 해당 사업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KB리브모바일은 2019년 4월 금융위의 혁신금융서비스 1호로 지정돼 시범적으로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여기에 국내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로 인해 은행권이 타 사업군 대비 알뜰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득과 관계없이 대부분의 국민들이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한 영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권이 한 단계 나아가 제4이통 설립을 추진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동통신사를 설립하기 위해선 망·기지국 구축 등이 필요한데, 기반 시설을 설치하는 데만 수조원이 필요하고 이를 유지키 위한 자금도 만만치 않다"며 "기존 이통3사의 망을 빌려쓰는 알뜰폰 사업 선에서 통신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KB리브모바일은 출시 이후 △알뜰폰 사업자 최초 5G 요금제 및 ‘워치 요금제 출시 △24시간 고객센터(실시간 채팅상담 포함) 도입 △멤버십 혜택과 친구결합 할인 제공 △보이스피싱 예방 서비스 등 다양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가입자는 42만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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