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환율 움직임 과도…변동성 커지면 안정화 조치"

[사진=CNBC 방송화면 캡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400원까지 급등한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 움직임이 과도하다"면서 환율 변동성이 지속되면 시장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7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가진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변동성이 더 커지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수 있고 그럴 수 있는 충분한 도구와 자원을 가지고 있다"며 재차 환율 안정 의지를 강조했다. 실제 한은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16일 오후 공식적으로 공동 구두개입 성명을 냈다. 시장에선 상당량의 실개입도 함께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상승 요인을 묻자 "달러화 강세와 지정학적 요인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확인되면서 최근 이어지는 강달러 현상을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또한 이란의 이스라일 공습 후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돼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주변국 상황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했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프록시(Proxy·대리) 통화'인 원화가 이에 동조해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질의자는 "누군가는 한은이 올해 금리인하와 관련해 아무런 움직임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 총재는 "아직 (금리 인하) 터닝 신호를 준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있다는 확신이 생기면 금리 인하에 관한 신호를 주게 될 것이지만 아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유럽과 달리 헤드라인 물가(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 상승률 보다 높고 끈적한 상황"이라면서 "언제쯤 물가가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데 확신이 생길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