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12개월)는 3.7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은행권에서 취급한 예금 금리 평균(3.53%)과 비교해 단 0.18%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예년금리가 1~2%포인트씩 높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간 수신 경쟁 환경이 더 불리해진 것이다.
더욱이 저축은행 평균 예금 금리는 지난해 말 3.96%를 기록해 4%에서 내려와 △1월 말 3.82% △2월 말 3.72% △3월 말 3.71%를 기록하는 등 올해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 전망 속에 인기가 있는 파킹통장에서도 저축은행 업계는 존재감이 줄고 있다. 예컨대 연초 4.1%라는 높은 금리를 제공했던 애큐온저축은행 '플러스자유예금'은 매달 금리를 깎더니 이날 기준 3.3%까지 내려갔다.
이렇듯 저축은행 수신 금리가 내려가는 까닭은 업계가 부동산 PF발(發) 위기에 따른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있어서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연체율은 1년 새 6.55%를 기록해 1년 만에 3.14%포인트 뛰면서 과거 저축은행 사태 이후 가장 빠르게 높아졌다. 이에 저축은행들은 건전성 개선을 위해 조달원가인 수신 금리를 낮추는 가운데 대출 금리를 올려 문턱을 높이는 등 영업을 최소화하고 있다.
실제 대출 금리는 예금 금리와 정반대 상황이다. 국내 저축은행 32곳에서 최근 1개월 이내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16.25%로 나타났다. 이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취급하는 신용대출 평균 금리(5.14%)와 10%포인트 넘게 벌어진다.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 여·수신 규모는 갈수록 쪼그라들고, 본업인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2월 말 기준 저축은행 총수신 잔액은 103조7000억원으로 2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여신 잔액도 102조3000억원을 기록해 전월 대비 8870억원 감소했다. 최악으로 치달으면 저축은행 업계의 올해 연간 적자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본격적인 부동산 PF 구조조정에 들어갈 때 예상 손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면서 "비우호적인 업황은 당분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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