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명성] "추앙해요·백현우씨 귀엽지 말라고"...'딕션 최강' 김지원 '시청률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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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자
입력 2024-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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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거리 캐스팅 된 '될성부른 떡잎'

  • 다시 돌아온 재벌녀, tvN의 새 역사를 쓰다

  • 애교도 찰떡...유튜브에서 '화제'

  • 남다른 대사 전달력...'딕션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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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지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금의 톱스타를 만든 작품들을 톺아보고 발자취를 돌아봅니다. '이건희의 명성'은 스타들의 대표작을 소개하고 명장면과 명대사를 통해 그들이 걸어온 연예계 생활을 돌아보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배우 김지원(31)이 11년 만에 재벌녀로 돌아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김지원은 지난 28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상대역인 김수현과 절절한 멜로를 보여줬다. 두 사람의 완벽한 호흡으로 눈길을 끈 '눈물의 여왕'은 최종화가 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평균 24.9%를 기록하며, 지난 2019년 방영된 '사랑의 불시착'을 넘고 tvN 역대 흥행 드라마 1위에 올랐다.

    이러한 김지원의 연예계 입문은 그야말로 '될성부른 떡잎' 그 자체였다. 김지원은 중학교 3학년 시절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디뎠다.

    2010년 '롤리팝' CF를 통해 데뷔한 그는  2011년에 '하이킥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인 시트콤 '하이킥-짧은 다리의 역습'에 출연해 얼굴을 각인시켰고, 2013년 방송된 SBS 드라마 '상속자들'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대중에게 제대로 보여줬다.
     
    "나 가지고 장사할 생각하지 마"
    상속자들 속 김지원 사진SBS 상속자들 방송화면
    '상속자들' 속 김지원 [사진=SBS '상속자들' 방송화면]

    '상속자들'에서 김지원은 도도한 재벌녀 유라헬로 분했다. 유라헬은 김탄(이민호 분)의 약혼자이자, 김탄이 관심을 갖는 대상인 차은상(박신혜 분)을 향해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이다.

    김지원은 이러한 유라헬을 표현하기 위해 강렬한 스모키 화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스모키 화장과 함께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유라헬은 무섭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럼에도 유라헬의 감정이 제대로 드러나는 장면도 있었다. 그는 김탄이 제국그룹 서자라는 사실을 알고 약혼을 무산시키려는 엄마(윤손하 분)에게 "난 적어도 (김)탄 좋아했단 말이야. 엄마 충고 필요 없어. 앞으로 내 인생에 관여하지 마. 나 가지고 장사할 생각도 하지 마. 나 이번 시즌 신상품 아니야"라고 눈물 흘리는 장면으로 많은 이들에게 여운을 줬다.

    김지원은 '상속자들'에서 많은 이들에게 오랫동안 화제가 되는 유라헬을 완벽하게 표현해내며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25.6%에 일조했다. 
     
    "내 밑으로 다 눈 감는다"
    태양의 후예 속 김지원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태양의 후예' 속 김지원 [사진=KBS 2TV '태양의 후예' 방송화면]

    2016년 방영된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김지원은 '장군의 딸' 윤명주 역을 맡았다.

    윤명주는 특전사 중위이자 정형외과 전문의로 '태양의 후예' 속 '엘리트'이자 '군수저'인 인물이다. 극 중 그는 윤중장(강신일 분)이 점찍은 사윗감 유시진(송중기 분) 대위가 아닌 '천상 군인' 서대영(진구 분) 상사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두 사람은 사랑하지만 쉽사리 사랑할 수 없는 운명 속에서도 각자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인으로 발전해나간다.

    이들은 '구원커플'로 불리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서대영과 윤명주의 식당 키스신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서대영이 "내 작전은 늘 도망이었다. 누구보다 용감한 네가 누구보다 못난 나를 사랑해줘서 고맙고 미안했다. 만약 네가 이 유서를 읽고 있다면 못난 나는 이렇게 너에게 끝까지 아픔이다. 용서하지 마라. 그리고 내가 널 생각했던 시간만큼 행복하길 바란다. 뜨겁게 사랑한다. 윤명주. 살아도, 죽어도 그건 변하지 않을 거다"라고 작성한 유서를 읊으며 식당에서 부하들을 향해 "내 밑으로 다 눈 감는다"고 명령한 뒤 윤명주에게 이마 키스를 하자, 윤명주는 "내 밑으로도 다 눈 감는다. 눈 감는다"라며 서대영까지 눈을 감게 하는 모습으로 한 술 더 뜨며 서대영에게 격한 키스를 날렸다.

    김지원은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내는 윤명주를 만들어냈다. 어찌 보면 그의 모습이 감정을 절제해야만 하는 서대영 역의 진구와 대비됐기에 '구원 커플'을 향한 시청자들의 바람이 더 컸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진구와 12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역대급 서브 커플인 '구원 커플'을 탄생시킨 두 사람의 연기가 돋보인 '태양의 후예'는 닐슨 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38.8%를 나타내며 대박작이 됐다.
     
    "애라도 힘들어. 흥흥"
    쌈 마이웨이 속 김지원 사진KBS 2TV 쌈 마이웨이 방송화면
    '쌈 마이웨이' 속 김지원 [사진=KBS 2TV '쌈 마이웨이' 방송화면]

    2017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김지원이 맡은 최애라는 짠내가 가득한 인물이었다.

    결혼을 약속했던 김무기(곽동연 분)는 식당 아줌마와 바람이 나 임신까지 했고, 자신이 짝사랑하는 고동만(박서준 분)은 박혜란(이엘리야 분)에게 바보같이 당하면서도 그에게 항상 당하고만 산다.

    이러한 고동만을 놔두고 최애라는 그의 옆에 계속 있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아나운서라는 꿈도 자신은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잘나가는 아나운서 박혜란을 보며 배 아파하기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김지원과 박서준의 호흡은 그야말로 '찰떡'이었다. 특히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고동만에게 최애라는 "나 예쁜 척하면 재수 없지? 나는 예쁜 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예쁘게 태어난 건데. 그거를 남들이 막 예쁜 척하는 거라고 한다고. 그니까는 애라도 힘들어"라고 능청스러운 애교를 부리고, 고동만은 "나 여자도 칠 수 있다"고 맞받아치며 웃음을 자아낸다. 이 장면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에서도 높은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최애라와 고동만이 오랜 세월을 거쳐 연인으로 발전하자, 김지원은 박서준과 알콩달콩 케미스트리로 시청자들을 꿀 떨어지게 만들었다. 김지원의 연기에 매료된 '쌈,마이웨이' 애청자들은 닐슨코리아 기준 최고 시청률 13.8%로 보답했다.
     
    "추앙해요"
    나의 해방일지 속 김지원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방송화면
    '나의 해방일지' 속 김지원 [사진=JTBC '나의 해방일지' 방송화면]

    2022년 공개된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속 김지원이 맡은 염미정은 공허함에 빠진 인물이다.

    인생이 재미없던 염미정이 구씨(손석구 분)을 만나며 세상을 즐기는 법을 알게 되고, 그와 로맨스를 펼치게 된다.

    특히 염미정이 구씨를 향해 "난 한 번은 채워지고 싶어. 사랑으로는 안돼 그러니까 날 추앙해요"라고 툭 던진 말은 유행어가 됐다. "사랑해줘요"가 아닌 "추앙하다"라는 말은 시청자들에게 무언가 더 심오하게 다가왔다.

    극 초반 김지원은 무언가 상처가 있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추후 손석구와 로맨스를 펼칠 때에는 한없이 행복한 염미정을 만들어냈다.

    감정의 변화가 큰 연기이기에 다소 힘들 수 있었지만, 김지원은 염미정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지원이 출연한 '나의 해방일지'는 최고 시청률이 닐슨코리아 기준 6.7%에 그쳤지만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준 '웰메이드 작품'으로 남았다.
     
    "백현우씨 귀엽지 말라고"
    눈물의 여왕 속 김지원 사진tvN 눈물의 여왕 방송화면
    '눈물의 여왕' 속 김지원 [사진=tvN '눈물의 여왕' 방송화면]

    올해 3월부터 지난 28일까지 방영 기간 내내 화제를 모은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김지원은 '상속자들' 이후 11년 만에 다시 재벌녀로 돌아왔다. 김지원은 퀸즈가에서 일에 열정적인 백화점 사장이자 '사기캐' 백현우(김수현 분)의 아내인 홍해인 역을 맡았다.

    극 중 홍해인은 뇌종양으로 인해 시한부인 인물이다. 또한 홍해인 때문에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어머니(나영희 분)에게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 아픔을 간직하기도 했다.

    김지원은 이러한 상처를 최대한 절제하면서도 추후 자신의 어머니(나영희 분)와 오해를 풀고 화해를 하며 감정을 순식간에 폭발시켰다. 여기에 백현우 역의 김수현과 '티격태격'하면서도 사랑을 확인하고 애절한 멜로를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홍해인이 백현우와 연애 초반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한 채로 자신을 위한 흑기사를 자처하자 "너무 귀엽잖아요. 백현우씨는 취하면 너무 귀엽다고. 다른 여자들 앞에서 취하고 귀엽고. 누구 맘대로. 명심하라구요. 백현우씨는 술 마시면 사람 설레게 한다고. 그게 백현우씨 필살기라고. 그러니까 어디 가서 그런 필살기 쓰면 안된다고"라면서 다른 여성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질투하는 장면은 많은 이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김지원은 탁월한 작품 선택과 연기력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배역에 제대로 녹아들었다. 표정 연기만으로도 시청자들을 유추하게 만드는 감정 소화력과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벽하게 들리는 그의 남다른 발성은 일품이었다. 실제 김지원의 대사 전달력은 눈을 감고 들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다 들릴 정도로 '자막이 필요 없는 배우'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요소들이 적절히 결합된 김지원은 다수의 히트작에 출연하며 '시청률의 여왕'이 됐다.

    ◇김지원 필모그래피

    △데뷔-2010년 CF '롤리팝'

    △주요 출연작

    2011년 MBC 드라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2013년 SBS 드라마 '상속자들'
    2016년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2017년 KBS 2TV 드라마 '쌈 마이웨이'
    2019년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2020년 카카오TV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2022년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2024년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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