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수도권 3선' 송석준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선거구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친윤(윤석열) 핵심' 이철규 의원은 당내 거센 '비토론'에도 "불출마를 요구하는 사람은 없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송 의원은 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무리 험하고 고된 길이라 할지라도 제가 가야 할 길이라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송 의원은 국토교통부 관료 출신으로 경기 이천 지역구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송 의원은 "저는 철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한 분골쇄신의 노력으로 당의 환골탈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192석에 이르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제21대 국회보다 더 강하고 거칠게 나올 민주당 등 야권을 상대로 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부여 받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소통과 변화를 주도하고, 개혁입법과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책임있는 여당으로서 3대 위기 극복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경제위기, 인구소멸·사회분열 및 갈등으로 인한 사회위기, 안전 불감·국내외 정세 불안으로 인한 안보위기를 극복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1일 후보 등록을 받고 3일 원내대표를 선출하려 했으나, 출마 의사를 밝힌 사람이 없자 선출 일정을 9일로 연기했다. 이는 '이철규 대세론'에 대한 당내 우려가 커지는 것과 함께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출마를 포기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이 의원을 제외하고 하마평에 오른 후보들에는 4선에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박대출 의원, 이종배 의원이 있다. 3선 라인에는 윤석열 정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성일종 의원 등이 거론된다. 4선 김도읍 의원과 3선 김성원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송 의원의 이번 출마는 '이철규 대세론'에 대한 수도권 의원들의 우려가 작용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은 반성과 성찰, 염치와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 의원에게 "불출마 선언을 하라"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는 악역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이 있었다"며 "그러나 불출마해달라 하는 사람들은 없다"고 일축하며 출마를 암시했다. 다만 그는 '출마를 결정한 것이냐'는 물음에 "저의 말이 다른 걸로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말을 못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다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이 의원은) 악역을 자처하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진짜 악역은 어떤 백의종군을 통해서 다른 후보군의 원내대표 출마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불출마를 거듭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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