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언론 자유가 흔들리고 있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기자회(RSF)는 3일(현지시간) ‘2024 세계 언론 자유 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언론인 구금 및 매체 탄압 등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이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RSF는 매년 전 세계 180개국의 언론 자유 환경을 평가해 나라별로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언론인들이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취재를 하고, 이를 보도할 수 있는지 등을 계량화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마그레브(리비아,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등)와 중동 지역의 언론 탄압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 각국 정부는 폭력이나 체포 등을 통해 언론을 통제했다. 또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후 가자지구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 기자만 100명이 넘었다. 이 중 최소 22명은 취재 도중 사망했다.
수단에서는 내전에 대한 보도를 억제하려는 시도들이 잇달았다. 시리아 언론인들은 탄압을 피해서 요르단, 튀르키예, 레바논 등지로 도망쳤지만, 이들 나라에서도 추방될 위기다. 또한 RSF는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이란 등 4개국에서 언론인 구금 등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라틴 아메리카의 언론자유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하비에르 말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있으며, 페루와 엘살바도르에서도 언론인을 향한 정치적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최소 12명의 언론인이 체포됐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해 약 20명의 기자가 공격을 받는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는 언론인들이 폭력에 노출돼 있다. 부르키나파소는 정부군이 민간인 수백명을 학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관련 기사를 낸 가디언 등 수십여개의 외국 언론사의 활동을 중단시켰다.
유럽에서는 러시아가 162위를 기록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500명이 넘는 러시아 언론인들이 해외로 도피했다.
아시아태평양 사정도 좋지 않다. 북한과 중국은 자국 언론을 박해하고 있으며, 베트남과 미얀마는 언론인에 대한 구금 및 체포 등을 자행하고 있다.
한편, 순위별로 보면 180개 국가 가운데 노르웨이가 언론 자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핀란드 등 순이었다. 미국과 한국은 각각 55위, 62위에 머물렀다. 일본(70위), 러시아(162위), 중국(172위), 북한(177위) 등의 순위도 낮았다. 아프가니스탄(178위), 시리아(179위), 에리트레아(180위)가 언론 자유 최악의 3위 국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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