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폐업 신고가 늘고 신규 등록이 감소하는 최근 현황이 건설업이 쇠퇴기로 가는 전조현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이 8일 발표한 '건설산업 반등 가능한 경기 하락인가? 쇠퇴기로의 진입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업 폐업 신고는 총 3562건(종합건설업 581건·전문건설업 2981건)을 기록했다. 이는 종합·전문건설 업종을 모두 포함해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다.
올해 1분기 폐업 신고도 998건으로 작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폐업 증가 추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건정연은 폐업신고율(등록업체 수 대비 폐업신고 건수 비율)은 지난 2022년 3.5%에서 2023년 4.2%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는 약 4.4%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업 부도 건수도 2021년 12건, 2022년 14건, 지난해 21건(종합건설업 9건·전문건설업 12건) 등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업체 규모가 더 작았던 2020년에 비하면 3건이 적었다.
건정연 측은 "진입장벽이 낮고 다수 업체 보유가 입찰에 유리한 건설산업은 지속적으로 업체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으나 올해 들어 종합건설업은 등록업체 수보다 폐업 신고가 많아 업체 수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폐업과 부도는 늘고 있지만 건설업에 새로 진입하는 업체는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건설업 신규등록은 총 9903건으로 시설물유지관리업의 업종 변경으로 등록이 크게 증가했던 2022년도를 제외하고 비교하면 2020년 대비 17.6%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 신규등록 건수는 143건으로 작년 동기(380건) 대비 62.4%, 직전 분기(569건) 대비 74.9% 급감해 올해 종합건설업체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정연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경기 악화로 종합건설업의 업체 수가 일시적으로 감소한 경우가 있어 이번 현상도 12년 만에 도래한 극심한 불황으로 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의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쇠퇴기의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와 구매 능력 하락 등으로 인해 내수시장의 충격이 크고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쇠퇴기로 진입한다고 해도 경기의 등락을 반복하며 완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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