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이번 주 한국과 중국을 연달아 방문하며 아시아 순방을 진행하는 가운데 중점 논의 사안은 무역, 첨단 기술 및 안보가 될 것이라고 UAE 유력지 더 내셔널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의 초청으로 28일과 29일 양일 한국을 국빈 방문하는데 이어, 30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해 제10회 중국-아랍협력 외교장관급 협력포럼(CASCF) 개막식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아랍 제2의 경제 대국인 UAE가 다른 중동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석유 일변도의 경제를 벗어나 첨단 기술 중심의 경제 구조 개선을 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더 내셔널은 짚었다.
실제로 무함마드 대통령은 28일 서울 도착 후 소셜미디어 X(엑스)에 글을 올려 "나는 오늘 서울에 도착했고, 윤석열 대통령과 UAE와 한국 간 특별전략적경제적파트너십(Special Strategic Partnership)을 진전시키는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며 "우리는 파트너십과 긴밀한 인적 교류를 통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추가적인 발전을 이룰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UAE는 작년 10월에 중동 국가로서는 처음으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을 최종 타결한 가운데, 이는 올해 중 정식 서명을 거쳐 발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CEPA가 발효되면 한국과 UAE는 앞으로 10년 내 각각 92.8%, 91.2%의 교역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협상 타결 당시 UAE 국영통신사 WAM은 UAE가 한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동(한국)에서 서(UAE)로의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전했다. 에너지, 첨단 제조업, 기술, 식품 안보 및 헬스케어 등 다양한 영역에서 양자 간 외국인직접투자(FDI)를 가능케 하고 공동 연구 및 지식 교환을 개선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UAE의 첫 원자력발전소(원전)이자 한국의 첫 원전 수출 사례인 아부다비 바라카 원전은 올해 4월 가동을 개시한 가운데 한국과 UAE 간 협력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와중에 지난 달 로이터는 UAE가 4기의 신규 원전을 곧 재차 발주할 것이라고 언급해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곤도 연구원은 "한국 기업들이 (UAE) 첫 원전 4기를 수주했던 만큼 한국 기업들이 2차분 역시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WAM에 따르면 UAE는 중동 지역에서 2번째로 큰 한국의 교역국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14번째 교역국이다.
UAE-中 양자 FTA 추진
한편 무함마드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서 UAE와 중국 간 FTA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더 내셔널은 전했다. UAE는 지난 달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현재까지 총 15개국과 무역 협상을 체결한 가운데 지금도 세르비아, 베트남, 필리핀, 뉴질랜드, 에콰도르 등 여러 국가들과 무역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와중에 중국과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간에 진행되던 FTA 협상이 최근 사우디의 중국산 저가 물품 공세 우려 속에 최종 국면에서 정체됨에 따라 UAE는 독자적으로 중국과 양자 FTA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곤도 연구원은 "UAE는 그동안 계속해서 사우디 주도의 GCC 프레임워크보다는 양자 간 FTA를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고 언급했다.
이미 UAE는 중동에서 중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교역 분야도 종전의 에너지 분야를 넘어 첨단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장이밍 주UAE 중국 대사는 작년 중국의 대UAE 투자는 16% 증가했고, UAE의 대중국 투자는 120%나 급증해 아랍 국가의 대중국 투자 중 90%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경제무역부 장관과 레바논 중앙은행 제1부총재를 역임했던 컨설팅 기관 나세르 사이디 앤 어소시에이츠의 나세르 사이디 회장은 "UAE와 중국 간 급성장하는 관계의 중심에는 에너지가 있다"면서도 "최근 수년간 양자 관계는 그 (에너지) 너머로 발전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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