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대응에 속도를 낸다. 올해 안에 전 공급망에 걸친 탄소 배출량을 뜻하는 '스코프(Scope)3' 수치를 산정해 공개하겠다는 목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은 지난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위한 용역 업체를 선정하고, 현재 보고서 작성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앞서 지난 4월 총 1억1000만원의 예산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용역 입찰 공고를 냈다.
신용보증기금은 통상 2년 간격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준비 중인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사상 처음으로 탄소 배출량 중 스코프3 범주에 해당하는 부분도 수치화해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보고서에 단계별 감축 계획을 담는 방안도 검토한다.
탄소 배출량의 범주는 크게 기업이 직접 배출하는 스코프1과 간접 배출하는 스코프2, 그리고 사업과 관련된 모든 기타 배출량을 포괄하는 스코프3로 나뉜다. 금융사의 경우 투자나 계약을 맺은 기업이 내뿜는 탄소 배출량인 이른바 ‘금융 배출량’이 스코프3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아직 금융 공공기관 가운데 스코프3 수치를 산정해 공시한 기관은 많지 않다. 스코프3는 범주가 넓어 수치를 측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제조업 특성상 금융사는 스코프1, 2 수치 대비 스코프3 배출량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소수 국책은행 정도만 스코프3 수치를 산출해 공개하고 있다.
다만 신용보증기금이 스코프3 수치를 공개할 경우 대출이 아닌 보증 사업에 대한 탄소 배출량 측정 체계가 처음 마련될 전망이다. 해당 용역 업체와의 사업 기간이 5개월인 만큼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발간은 올해 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SG 경영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최원목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의 의지가 자리한다. 최 이사장은 2030년까지 7년에 걸쳐 녹색금융에 누적 100조원을 공급하는 등 자체 ESG 경영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금융사의 대출에 대해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체계는 이미 사례가 있지만, 보증기관에 맞는 체계는 아직 없다”며 “지난해 기준 스코프3 수치를 산출해 올해 안에 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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